“박근혜 구속” 포승줄 묶인 대통령… 퇴진 넘어 단죄 여론 ‘활활’

입력 2016-11-27 13:14 수정 2016-11-27 15:46

‘박근혜 하야’를 외쳤던 시민들의 구호는 이제 ‘박근혜 구속’으로 바뀌었다.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명시하고 처음 열린 촛불집회는 퇴진을 넘어 단죄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함성으로 요동쳤다.

 시민들은 지난 26일 밤 촛불을 들고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지난달 29일부터 토요일마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는 5번째다. 오후 9시40분을 기준으로 집회 주최 측 추산 150만명의 시민이 서울의 광장과 거리를 채웠다. 경찰 추산 참가자 수는 27만명이다.

 지난 5일 20만명(경찰 추산 4만3000명), 지난 12일 100만명(경찰 추산 26만 명), 지난 19일 60만명(경찰 추산 17만명)보다 많은 숫자다. 헌정 사상 최다 인파다.

 검찰이 제4차 촛불집회 다음 날인 지난 20일 최순실씨를 기소하며 “최씨와 공모관계가 인정된 부분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피의자 신분으로 진행된다”고 밝힌 뒤 촛불민심은 더 강하게 요동쳤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생들은 제4차 촛불집회에 이어 2주 연속으로 참가했고, 이번에는 대학교수단체에서 처음으로 서울대 교수들이 합류했다. 노동자와 농민들이 전국에서 모였다. 경기도 수원에서 소를 타고 광화문광장으로 입성한 농민도 있었다.

 광화문광장의 촛불은 횃불처럼 전국으로 번졌다. 같은 시간을 기준으로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촛불을 들고 모인 시민은 주최 측 추산 40만명이다. 그렇게 전국적으로 190만명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




 구호는 ‘하야’로 끝나지 않았다. 시민들은 일제히 “박근혜 구속”을 외치면서 국정농단 사건의 단죄를 요구했다. 한 시민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죄수복을 입히고 포승줄로 묶은 그림을 실물 크기로 제작했다. 이 사진을 든 시민 주변으로 집회 참가자들이 몰려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연호했다.

 이 사진을 든 시민은 “우리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느냐.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치주의가 제대로 돌아가는 국가에서 살고 싶다”고 외치자 시민들은 “맞다”고 응답했다.

 제4차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발표”라는 가상의 상황으로 작성한 기사를 1면 머릿기사로 싣고 ‘광장신문’이라는 제호로 광화문광장에 뿌려졌던 패러디 간행물은 제5차 집회에서도 등장했다. 이 간행물은 “박근혜 전격 구속”을 1면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박근혜 구속’으로 바뀐 시민들의 구호가 반영됐다.

김철오 기자, 사진·영상=구성찬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