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 김용태 의원, 정병국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범 여권 인사들도 26일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촛불 집회 현장에 나왔다.
지난 22일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 지사는 이날 지인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남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거대한 민심의 바다에서 함께 느끼고 숨쉬려 왔습니다. 대통령 탄핵을 위해 촛불 하나 더하려고 왔습니다. 그런데 그 바다는 남경필을 품어 주셨습니다. 쭈뼛거리는 저를 따뜻하게 품어 주셨습니다. ‘용기 내주어서 고맙습니다.’ 오늘 광화문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씀입니다. 진심으로 죄송스럽고 또 감사합니다. 우리 국민은 위대합니다”라고 썼다.
남 지사와 함께 탈당한 김용태 의원은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는 한편 1시간 가량 집회 현장을 지켜봤다. 김 의원은 “최대 과제는 박 대통령 탄핵”이라며 “탄핵안 가결에 반드시 필요한 새누리당 의원들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촛불을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3지대’에서 대안세력을 모색하는 정 전 의장도 이날 촛불집회 현장을 방문했다. 또 오 전 시장은 이날 부인과 함께 경복궁역 사거리까지 걸어가 집회현장에 머무르다 귀가했다. 그는 집회가 열린 종로구를 지역구로 둔 새누리당 원외 당협위원장이다. 오 전 시장은 “광장의 함성을 함께 듣고 느끼려고 갔다. 시민들이 엄중히 외치는 ‘박근혜 퇴진’을 들으면서 착잡했다”고 말했다.
또 새누리당 비주류로 박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정병국 의원은 집회를 차단한 경찰에 가로막혀 귀가하지 못했다. 정 의원의 자택은 청와대를 목전에 둔 신교동이다. 정 의원은 “경찰이 시위대를 에워싸는 통에 집에 가는 길이 꽉 막혀 지역구(경기 여주시 양평군)로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