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를 신랄하게 풍자해 화제가 된 tvN 코미디 프로그램 ‘SNL코리아-시즌8’의 PD가 돌연 교체됐다. 청와대 외압설이 불거졌으나 방송사는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tvN 측은 24일 “‘SNL코리아8’을 연출했던 민진기 PD가 다음 달 3일 방송을 끝으로 SNL 팀에서 빠지게 됐다”며 “김민경 PD와 권성욱 PD가 격주로 연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외압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민 PD가 내년 초 론칭할 새 프로그램 기획을 맡게 됐다. 이는 최순실 패러디 이전에 결정된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최순실 패러디 방송 직후 청와대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는 얘기가 방송사 내부에 나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관계자를 통해 외부로 알려지면서 외압설에 불이 붙었다. 방송계에선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것도 아니고 시즌 중 PD를 교체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분위기다.
과거 ‘SNL코리아’의 한 코너였던 ‘여의도 텔레토비’도 청와대로부터 제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2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 이 코너가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등 당시 대선후보들을 인형극 캐릭터에 빗대어 풍자했던 게 불씨가 됐다. 당시 새누리당은 박 후보 캐릭터가 욕을 자주 한다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JTBC는 이날 2013년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가 나서 ‘여의도 텔레토비’ 작가 등 제작진의 성향을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방송사 측이 나서서 방송 원고를 사전검토하고 특정 대사 삭제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CJ E&M은 방송 뿐 아니라 영화 분야에서도 정부 압박을 받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의 투자·배급으로 미움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