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과거사 청산 못해서 한일정보보호협정 체결돼"

입력 2016-11-24 18:08

박원순 서울시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일본군 장교의 딸로 지칭하면서 위안부 협상 타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등은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24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 시티갤러리에서 열린 ‘라 콜라보라시옹, 프랑스의 나치부역자들’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해 “과거 일본군 장교 출신이면서 독재자였던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이 됐고, 그 대통령이 앞장서서 굴욕적인 일본군 위안부 협정을 체결했다. 밀실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했다”며 “과거를 제대로 청산해야 좋은 미래를, 행복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명제가 현실에서도 증명이 되고 있다”고 얘기했다.

‘라 콜라보라시옹’은 프랑스 국립기록보존소 소장 자료를 바탕으로 독일 점령기 프랑스에서 벌어진 나치 부역 행위를 보여주는 전시로 2014년 프랑스 국방부가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마련했던 특별전을 국내로 들여온 것이다.

박 시장은 “지난해 한국과 프랑스는 똑같이 광복 70주년을 맞았는데, 기념의 방식은 서로 달랐다. 대한민국은 과거를 잊어버리고 새로운 미래로 가자는 그야말로 공허한 기념을 했지만 프랑스에서는 고통스럽고 굴욕스러운 과거를 기억하는 행사를 했다”고 비판하고, “우리나라에서 친일파를 단 한 명도 처벌하지 못한 것에 비해서 프랑스는 1700명 정도를 실제 처형했고, 7000명 이상이 사형선고를 받았다. 언론인이라든지 법조인은 아예 공민권을 박탈당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어 “우리가 과거를 청산하지 않으면, 피해자 위안부 할머니가 되고, 국가가 지켜주지 못한 희생자 학생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국가폭력의 상징적인 존재인 백남기 농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과거로 회귀하느냐 미래로 나아가느냐가 지금 이 중대한 기로에 놓여져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