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다매체 디지털 시대에 급증하고 있는 영화 및 영상콘텐츠에 대한 등급분류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영등위 이경숙 위원장은 2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지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온라인 콘텐츠 물량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현실적인 등급분류가 어렵다는 고민을 하게 됐다.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상태”라고 말했다.
영화 등급분류 편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개봉영화의 증가, VOD 서비스의 활성화, 부가시장을 겨냥한 성인물 증가 등으로 인해 2년마다 500여편씩 늘어났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2000여편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VOD를 포함한 영상콘텐츠 등급분류 편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6554편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4339편)보다 51% 늘어난 수치다. 넷플릭스 등 국외동영상 서비스 업체의 국내 진출, VOD 서비스만을 위한 콘텐츠 증가 등 영향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영등위는 등급분류 개선안을 마련했다. 2012년 8월 개정된 기존 등급분류 기준은 사회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영등위는 ▲영화 등급분류 절차를 경량화해 분류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등급분류 기준을 명확화·세분화하며 ▲미취학 아동 보호를 위해 ‘7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신설하고 ▲영상콘텐츠 등급분류 및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7세 관람가 등급 도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공청회는 이달 초 이미 마쳤고 세부기준 마련을 위한 의견을 조율 중인 상황”이라며 “산업계와 여러 시민단체 등이 모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빠른 시일 내에 실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영등위는 25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2016 국제 등급분류 포럼’을 개최한다. 아동·청소년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 구축을 위해 세계 등급분류 기구, 산업계와의 논의를 통해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올해는 영국 영화등급위원회(BBFC) 데이비드 오스틴 최고책임자와 호주 등급분류국(ACB) 조지 소티로폴로스 차관보 등이 방문해 현지 온라인 콘텐츠 현황과 구체적인 운영 사례를 소개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