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60)씨의 단골 병원으로 지목된 차움병원에 방송사 기자를 사칭해 병원장과 인터뷰한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3시 40분쯤 신 모(21·여)씨는 방송사 기자를 사칭해 서울 강남구 차움병원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신 씨는 자신을 종합편성 채널 방송사 기자라고 밝힌 뒤 “제보 받은 건이 있다"며 병원장 인터뷰를 요청했다.
신 씨는 같은 날 오후 8시, 차움병원을 찾아 이동모 원장과 30분가량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신 씨는 이 원장에게 "차움병원이 박 대통령과 최 씨 가족들에게 줄기세포 치료를 해줬다는 의혹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질문했다.
하지만 이 원장은 인터뷰 과정에서 신 씨가 전문용어나 관련 내용 등을 잘 모르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A씨에게 명함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당황한 신 씨가 명함을 제시하지 못하자 결국 거짓말이 탄로 났다.
경찰 조사결과 신 씨는 평범한 직원으로 박 대통령과 차움병원 등에 관한 의혹을 다룬 방송 보도를 보고 의혹을 확인하고 싶어 병원을 찾아 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려 신 씨를 입건하지 않고 즉결심판에 회부하기로 했다. 이 원장 측 또한 지난 23일 경찰에 신 씨에 대한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 측도 당초 신분 확인을 철저히 하지 않았고 실제 업무방해가 있었는지도 불분명해 입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세상이 어수선하다 보니 호기심에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