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백범김구기념관' 자리에 '박정희기념관' 오픈되다니!

입력 2016-11-24 10:54 수정 2016-11-24 11:04
사진=지난 7월말까지 백범 김구 선생 기념관이던 곳에 박정희 기념관이 들어선 모습. 페이스북 캡처

미국 뉴욕 퀸즈 플러싱의 상가에 자리 잡고 있던 '백범 김구 선생 기념관'이 최근 '박정희 기념관'으로 바뀐 사실이 알려져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한 네티즌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욕의 ‘백범기념관’이 ‘박정희기념관’으로 둔갑하다니”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백범 선생 기념관’이라고 적힌 초록색 간판이 ‘박정희 기념관’으로 교체돼 있는 모습이다.

사진과 함께 글쓴이는“나라 밖에서까지 나라 망신을 다 시킨다”며 “누가 이런 만행을 저질렀나?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던 물품들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냐?"고 글을 남겼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도 "이것도 혹시 최순실 작품인 것 아니냐"며 사라진 ‘백범김구선생기념관’에 의혹을 제기했다.

'백범김구선생기념관'은 2009년 6월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과 백범 선생 서거 60주기 추모식을 겸해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뉴욕지회가 세웠다. 뉴욕의 한인 밀집지역인 퀸즈 플러싱의 한 상가에 자리 잡은 이 기념관에서는 매년 추모식과 함께 한인 1.5세와 2세들의 ‘한민족’교육의 장소로 활용됐다.

하지만 '백범김구선생기념관'이 있었던 자리에는 이달 초 '박정희대통령 뉴욕기념사업회'가 세운 '박대통령 기념관'이 오픈됐다.

논란이 일자 윤영제 ‘백범김구기념사업협회’ 뉴욕지회장은 미주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어느 단체나 기관에서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매달 기념관 유지비용을 마련하는 것이 더 이상 쉽지 않아 지난 7월말을 끝으로 이사를 나오게 됐다”며 “현재 비용이 적게 드는 새장소를 물색 중에 있다. 연내 재개관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백범김구기념사업협회’가 입주해있던 해당 상가 주인은 ‘박정희대통령뉴욕기념사업’ 회장으로 알려졌다. 홍종학 회장은 "백범 기념간이 빠진 자리가 지하라 상업용으로는 나가지 않았다”며 “40여 년간 미국 생활을 하면서 다시 보게 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관을 그 자리에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