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은 알레르기내과 강혜련, 서울시보라매병원 알레르기내과 양민석, 공공의료사회공헌팀 이진용 교수(사진 왼쪽부터) 연구팀이 2010~2013년 중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과 독성표피괴사융해(TEN) 진단을 받은 환자들을 조사,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
조시기간 중 SJS 및 TEN 진단 환자는 SJS 938명, TEN 229명 등 총 1167명이었다. 결국 SJS는 연평균 234명, TEN은 연평균 57명씩 환자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 Stevens-Johnson syndrome)과 독성표피괴사융해(TEN, toxic epidermal necrolysis)는 주로 약물부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피부 질환이다.
처음에는 작은 물집으로 시작되지만, 심한 경우 전신 피부박탈을 일으킨다. 심각한 염증으로 각종 장기의 손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매우 드물게 발생하지만 사망률이 10%(SJS)와 30%(TEN)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환자는 여성(SJS 503명, TEN 111명)이 남성(SJS 435명, TEN 118명)보다, 40대 이상(SJS 608명, TEN 173명)이 40세 미만(SJS 330명, 56명)보다 더 많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약물의 사용빈도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SJS 환자의 5.7% TEN 환자의 15.1%는 입원 기간 중 사망했다.
환자는 생존하더라도 다양한 합병증을 겪었는데, 시력손상(SJS 43.1%, TEN 43.4%)이 가장 흔했고, 요도손상(SJS 5.7%, TEN 9.7%)도 적지 않았다. 피부와 손톱, 발톱 등에도 후유증이 있었다.
양민석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SJS, TEN와 같은 중증피부유해반응이 얼마나 발생하는지에 대한 자료가 없었다. 이번 연구에 의하면 국내에서도 매년 적지 않은 중증피부유해반응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까지 뚜렷한 예방법이 없어 조기에 진단하고, 원인약제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주요 원인약제들에 대한 정보를 범국가적으로 수집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혜련 교수는 “중증피부유해반응은 해당약제를 복용하는 대다수의 환자들에게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좋은 치료효과를 가진 약제들이 이런 부작용 때문에 사용이 금지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부작용이 어떤 사람에게서 높게 나타나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해, 고위험군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