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예배드리죠 뭐” 스리랑카 성도 위해 교회 내놓은 목사

입력 2016-11-23 10:38
스리랑카에서 온 성도 부부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교회를 선뜻 부동산에 내놓은 목사 부부가 있다. 목사 부부는 “우리는 교회 대신 집에서 예배를 드리면 그만”이라면서 “스리랑카 성도 부부가 이번 기회로 하나님을 온전히 만나게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스리랑카에서 온 아젤라, 자민다 부부를 돕기 위해 교회를 부동산에 내놓은 권주은 목사와 박정림 사모. 왼쪽부터 박 사모, 아젤라, 자민다, 권 목사. 페이스북 캡처

주인공은 구미국제교회 권주은 목사와 박정림 사모다. 권 목사는 22일 페이스북에 스리랑카에서 온 자민다, 아젤라 부부의 딱한 사연을 소개하고 페친들의 기도를 부탁했다.

권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젤라 씨가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골반이 작아 자연분만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병원에서는 100% (제왕절개)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간 수치가 매우 높아 다른 응급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병원비다. 자민다, 아젤라 부부는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수술과 입원비 등을 감안하면 500만원 이상 필요하지만 타지에서 온 부부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권 목사 부부가 이들을 돕기로 했다. 권 목사는 “스리랑카 부부는 올 초부터 우리 교회에 나오는데 얼마 전 세례를 받은 분들”이라면서 “아주 귀한 분들에게 찾아온 어려움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귀한 감사와 간증의 시간이 되는 역사가 있길 바란다”고 적었다.

권 목사 부부는 지난주 교회를 부동산에 내놨다. 큰 돈은 아니지만 병원비에 보탤 작정이다. 권 목사는 “빨리 좋은 분이 오셔서 임대해주길 바라고 있다”면서 “교회는 없어지는 게 아니다. 저희는 집에서 예배를 드리기로 결정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권 목사는 아울러 스리랑카 부부가 이번 일로 하나님을 온전히 만나고 아기와 엄마가 모두 건강하게 편안해지길, 또 교회가 임대돼 수술비가 마련되길 함께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페북글에는 기도가 이어지고 있다. 페친들은 “손모음 할게요”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돕고 싶어요” 등의 댓글을 달았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