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의 새로운 수입원 '인터넷 도박'…사행성 영업 범죄 비율 2년 전보다 4배 늘어

입력 2016-11-22 16:13
익산 배차장파 행동대원 강모(31)씨는 지난해 1월 울산, 대전, 수원 등 전국 21개파 42명의 조직폭력배를 모았다. 강씨는 이들과 올해 4월까지 중국 등에 서버를 두고 해외 축구와 농구경기 결과를 맞추는 방식으로 판돈 1000억원대의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했다. 강씨가 도박사이트 운영으로 챙긴 금액만 1억6000만원에 달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지난 6월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조직폭력배 43명을 검거해 구속했다.

최근 조폭 주요 수입원으로 인터넷 도박 등 사행성 영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경찰청은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조폭 등 생활주변 폭력배를 집중 단속한 결과 조폭 2812명을 검거하고 이 중 447명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를 분석한 결과 폭력·갈취 등 전형적인 조폭범죄는 2014년 70.3%에서 올해 59.7%로 감소 추세였다. 반면 인터넷 도박 등 사행성 영업은 2014년 2.2%에서 올해 8.8%로 4배 늘어 조폭의 새로운 수입원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 조폭들은 영화 등에서 묘사되는 화려한 모습과 달리 수입원이 마땅치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된 조폭 중에 무직자가 62.9%로 대다수의 조폭은 다른 조폭의 사업을 도와주는 등 일정한 수입원 없이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조폭들은 조직원이 고정돼있지 않고 어떤 조직이 사업을 따내면 다른 조직원을 일용직처럼 모으는 형식이 많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또 올해 동네 폭력배 5948명 검거해 이 중 1308명을 구속했다. 검거된 동네 폭력배는 영세상공인 등을 상대로 업무방해와 폭력행사를 하는 경우가 61.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전과 11범 이상이 72.3%로 재범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던 어모(62)씨는 지난 1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시장의 한 식당에서 주인의 멱살을 잡고 종업원을 때리는 등 행패를 부렸다. 음식과 술을 주문했는데 주인이 어씨가 취하고 행색이 남루하다는 이유로 선불로 돈을 내라고 했기 때문이다. 출동한 경찰이 어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범죄경력 조회를 하자 무려 전과 100범이었다. 행패를 부린 날도 출소한지 15일밖에 안 지난 날이었다. 결국 어씨는 다시 교도소에 수감됐다.

박진우 경찰청 수사국장은 “조폭과 동네 폭력배뿐만 아니라, ‘갑질횡포 특별단속’의 일환으로 악성고객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생활주변 폭력행위 단속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