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은 22일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최씨 전화번호도 모르고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고 강력 부인했다.
현 회장은 이날 '최순실 사건 의혹과 관련한 입장문'에서 "삼성-전경련-마사회, 최순실-이재용-박근혜를 잇는 연결고리에 현명관이 있다는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 회장은 "미르재단, 최씨 등의 존재와 내용을 TV보도를 통해 알게 됐고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는 마사회 임기 3년뿐 아니라 그 전에도 통화하거나 만나는 사이도 아니다"라며 "최씨 사건에 대해 제가 어떤 형식으로든 연관이 됐거나 관여 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경제연구단체 '창조와 혁신'이 미르재단과 유사한 방식으로 정부의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특별회원으로 명부에 기재된 사실만으로 '창조와 혁신'의 순수성과 사회공헌 활동이 불손하게 비춰지고 있다"며 "안 전 수석은 법인의 창립시기에 회원으로 등재됐으나 회원 활동이 전무하고 회비납부 등 의무를 다하지 않아 지난해 9월 본 법인 회원 재정비 시기에 탈퇴 조치됐다"고 설명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현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현 회장을 상대로 정씨 관련 특혜 의혹에 대해 추궁할 방침이다.
현 회장은 2014년 4월 '201호 마방'에 말 3마리를 입소시켜 정씨의 훈련을 돕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다음은 이날 검찰 출석 전 언론에 보낸 '최순실 사건 의혹과 관련한 현명관의 입장' 전문이다.
정론을 지켜나가시는 언론인 여러분께 올립니다. 한국마사회 회장 현명관입니다.
최근 대한민국은 최순실 게이트에 휩쓸려 전대미문의 혼돈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면서 박근혜 정권 출범을 도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동시에 이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 하루빨리 정국이 안정을 찾기를 소망합니다.
그간 저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정유라 특혜 등 각종 사안에 대해 검찰조사를 앞두고 있어 말을 아껴왔습니다. 그러나 저 자신과 3년간 열정을 다 바쳤던 한국마사회에 대해 제기되는 근거없는 의혹과 일방적인 언론보도로 인해 참담함을 넘어 제 인생이 무참히 유린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마사회가 최순실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진실은 곧 규명되겠지만 저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사실과 입장을 언론인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자 어렵게 글을 씁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지난 10월 6일부터 한달여동안 끊임없이 근거도 없고 확인되지도 않은 각종 의혹들을 쏟아냄으로써 67개 매체에서 총 139건이 기사화 되었습니다.
김 의원이 제기한 주요 의혹은 "삼성-전경련-마사회 그리고 최순실-이재용-박근혜를 잇는 연결고리에 현명관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최순실과 통화하는 사이다", "정유라에게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 "창조와 혁신이 미르재단과 유사한 방식으로 정부의 특혜를 받았다", "대한승마협회의 중장기 로드맵 초안을 작성했다" 등 입니다.
대응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했지만 지난 11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는 "현명관이가 대포폰을 사용하고 있고 그의 처가 최순실 3인방 중 1인이다"는 주장으로 인간적 모멸감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희생되어 가는 모습을 더 이상 지켜 볼 없게 만들었습니다.
이에 김현권 의원과 언론이 제기한 저에 대한 의혹에 대해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삼성-전경련-마사회, 최순실-이재용-박근혜를 잇는 연결고리에 현명관이 있다"고 언급한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미르재단, 최순실 등의 존재와 내용을 TV보도를 통해 알게 됐고 최순실씨 전화번호도 모르고 일면식도 없는 사이입니다. 이재용 부회장과는 마사회 임기 3년뿐 아니라 그 전에도 통화하거나 만나는 사이도 아니며 이는 검찰에 압수해 간 제 전화를 통해 확인 될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이력으로 인해 이런 억측이 나올 수 있다고 용인하며 참고 있었지만 최순실 사건에 대해 제가 어떤 형식으로든 연관이 되었거나 관여 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는 말씀과 함께 언론인들께서는 이 사실관계를 잘 파악하고 보도를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 보도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마사회 승마감독 박재홍을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고 있으며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한 언론사들에 대해 명예훼손과 언론중재위에 소를 제기한 상태입니다.
"창조와 혁신이 미르재단과 유사한 방식으로 정부의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말씀드립니다.
창조와혁신은 비영리사단법인으로 청년들의 일자리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멘토링 역할을 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훌륭한 분들을 모시고 2013년에 출범하였습니다. '창조와 혁신' 출범시 박승 총재님도 고문으로 같이 역할 해 주셨고 창립총회때는 김종인 위원장님께서 축사를 해 주셨습니다. 단지 지금 의혹의 중심으로 거론되는 안종범 수석이 특별회원으로 명부에 기재되었던 사실만으로 본 법인의 순수성과 사회공헌 활동이 불손하게 비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 본 법인의 공동대표의 한 사람으로 창립의 기본 틀을 잡았던 사람으로서 언론인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안종범 수석은 법인의 창립시기에 회원으로 등재되었으나 회원 활동이 전무하고 회원의무(회비납부 등)를 다하지 않아 지난해 9월 본 법인 회원재정비 시기에 탈퇴 조치되었습니다.
또한 김 의원은 창조와혁신이 'K-MOVE 운영기관'으로 선정된 것에 대하여 마치 미르재단과 유사한 형태로 안 수석을 앞세워 본 법인이 사업을 딸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 라는 의혹 제기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이와 관련해 산업인력관리공단은 해명자료를 통해 "2013년 해외취업 연수기관에 선정된 기관 41%가 신규기관이었다" "창조와 혁신의 사업 계획은 취업국가를 다양화하는 등 사업취지에 부합하고 해외교육기관과 컨소시엄으로 취업지원 역량이 확인돼 선정되었다"고 말했습니다.
K-MOVE사업 공고는 신문광고를 통해 알았고 7일 밖에 되지 않는 공고기간 때문에 다음날 저를 포함해 공동대표로 있는 카자흐스탄 키맵대학교 방찬영 총장님, 박내회 숙대경영대학원 원장님, 이경숙 아산나눔재단 이사장님, 진철평 뉴코리아 진흥 회장과 함께 긴급 공동대표 회의를 열어 이 사업 추진에 의견을 모으고 함께 제안서를 준비했고 그 결과 K-MOVE사업 운영기관에 선정되었습니다.
만일 본 법인이 특혜로 이 사업을 따냈다는 또 다른 의혹이 있다면 진실을 밝히기 위한 관련자료 제출은 물론 필요시 검찰 조사도 받겠습니다. 창조와혁신은 지난 4년간 청년들의 멘토링에만 집중했고, 법인 운영 자금도 회원들이 낸 기부금과 저의 사재로 충당하고 있다는 말씀 드립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본 법인의 특헤 의혹을 사실 관계 확인 없이 편파적으로 다룬 언론기관에 대해 회원들의 연서명으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 준비중에 있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대한승마협회의 중장기 로드맵 초안을 작성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지난 11월 9일 마사회는 압수수색을 받았고, 제 핸드폰 역시 압수당했으며, 관련부서 직원들이 조사를 받았습니다. 곧 진실이 밝혀질 것이며 무혐의 처리될 거라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여식이 마사회의 승마지도를 받았고 도운 사람을 승진시켰다" "제 처가 최순실 3인방이다"라는 김현권 의원의 발언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제 여식은 승마교육을 받거나 해 본적이 없고, 제 처는 이 모욕적인 허위 발언에 대해 김현권 의원을 상대로 '인격권 침해 가처분 신청'과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 중에 있으며 이르면 내일 법원에 접수시킬 예정입니다.
연일 계속되고 집요하게 이어지는 김현권 의원의 저를 둘러싼 각종 가십성 발언들을 사실관계 확인이나 여과 없이 쏟아내는 것을 지켜보며 국회의원에게 주어지는 면책특권을 방패삼아 '아니면 말고 식'의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고 지난달 6일 마사회 국정감사때 김 의원이 발언시간에 저의 태도를 문제삼아 '국회의원을 모독했다'며 국정감사가 잠시 정회되었던 적이 있는데, 그 이유로 저와 김현권 의원의 악연이 시작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저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제보를 보며 제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없었는지 반추하고 있으며 지난 3년간 마사회의 경영혁신 과정에서 낙오되고 소외되었던 직원들을 일일이 챙기지 못했던 저의 부족함을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정치적 관행과 언론의 보도에서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려합니다.
이번 기회를 빌어 그동안 묵묵히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언론의 사명에 부합되게 대한민국의 파수꾼 역할을 해 오신 여러 언론인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귀한 시간을 할애해 주신 것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 말씀 올립니다
2016년 11월22일
한국마사회 회장 현명관 배상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