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요 언론인들과의 비공식 면담에서 온갖 독설을 쏟아 낸 것으로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CNN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그동안 왜곡보도를 주장하며 언론을 비난해온 트럼프 당선인이 이날 오후 자신이 소유한 뉴욕 트럼프타워로 주요 언론인들을 초대해 면담을 가졌다.
이날 면담에는 CNN과 폭스뉴스 외에도 ABC뉴스와 NBC뉴스 등 주요 방송사 경영자와 앵커들이 참석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언론인들의 만남은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비보도)'로 진행돼 이날 자리에 참석한 주요 언론사들은 트럼프와의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만 보도했다.
트럼프 선거본부장으로 활동한 켈리엔 콘웨이는 "(언론인들과의) 만남은 매우 자연스럽고 다정한 분위기로 진행됐다"며 "선거 기간 동안에 벌인 격전을 정리할 수 있었던 기회"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와 언론인의 만남은 다정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뉴욕포스트(NYP)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면담을 "총살현장(Firing Squad)"에 비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소식통은 "언론인들은 이번 면담이 트럼프 정권과의 접점을 찾기 위한 만남으로 기대하고 참석했지만, 트럼프식 질책을 당하기만 했다"며 "이번 면담은 대참사였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는 제프 저커 CNN 사장에게 "나는 당신의 네트워크를 혐오한다"며 "CNN 조직원은 모두 거짓말쟁이들이므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책망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30~40명의 언론인이 모인 큰 회의실에서 트럼프는 '거짓말쟁이들이 모인 방', '기만적이고 부정한 미디어'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제프 저커 CNN 사장을 지목해 비난한 뒤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NBC 여성 기자"와 "힐러리가 졌다고 흐느낀 기자" 등 현장에 있던 언론인들이 충분히 인식할만한 인물들에 대한 독설을 쏟아냈다.
한편 트럼프의 독설에 놀란 언론인들은 차기 정부와 언론과의 관계 등에 대해 질의했지만, 그럴싸한 대답을 얻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