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으로 몰리는 서민들…대출 올 들어 5조 늘어

입력 2016-11-22 07:10


은행권 대출심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서민과 중소기업이 저축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이 5조원 이상 증가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저축은행 대출 잔액은 41조1880억원으로 지난해 연말 35조5904억원 대비 5조5976억원(15.7%) 늘었다.

이 중 기업대출이 23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56%를 차지했다. 증가폭은 가계대출이 컸다. 기업대출은 올 들어 9개월 동안 2조1000억원 가량 증가한 반면 가계대출은 3조5000억원 늘었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부실에 대비해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여신 심사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에 묶인 대출금은 2010년 64조6000억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를 계기로 2011년 40조8000억원, 2012년 32조2000억원, 2013년 29조1000억원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그러다 2014년 30조를 기록, 증가세로 전환됐고 2015년 35조6000억원, 올해 6월말 39조5000억원으로 최근 들어 증가세가 가파르다.

대출금 확대로 업계가 챙긴 순익도 급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764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익(6404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196억원, 72% 뛰었다.

대출금 확대에 따라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427억원 증가했으나 이자이익이 4838억원 불어 이를 웃돌았다.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돼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0% 초반 대다. 특히 가계 신용대출 대부분이 몰려 있는 SBI·OK·웰컴·HK·JT친애저축은행 등 중·대형사의 경우 신용대출 금리가 20%대에 집중돼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 대부업계 저축은행인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20% 이상 초고금리 대출이 전체의 80%를 넘어섰다.

더욱이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는 7등급 이하 고객의 금리 부담은 최고 금리인 27.9%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말 현재 저축은행권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70%로 작년 말(14.14%) 대비 0.56%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8%로 2.4%포인트 하락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