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기억교실 “대통령의 7시간도 기억될까”

입력 2016-11-21 21:58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 전명선(44·찬호 아버지)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은 21일 4·16 기억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와 특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참사 당시 7시간에 대해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세월호특별법을 다시 제정하고 2기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진상규명을 계속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원고등학교 4·16 임시 기억교실이 일반에 공개된 21일 오전 경기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서 한 유가족이 아이들의 교실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임시이전된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은 이날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경기도교육청, 안산교육청, 4·16기억저장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안산교육청 별관 1·2층에 재현된 단원고 기억교실을 공개했다. 

기억교실 물품이 단원고에서 안산교육청으로 이전된 지 92일 만이다.

단원고 기억교실은 세월호 희생학생 250명과 생존학생 75명이 사용했던 2학년 1~10반 교실로 안산교육청 별관 1층에 1~4반 교실이 재현됐고, 2층에는 5~10반 교실이 마련됐다.

희생교사들이 사용했던 기억교무실도 8반 교실 옆에 재현됐다.

유가족 중에서는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이 가장 먼저 기억교실을 찾았다.

전 위원장은 오전 9시쯤 아이들의 교실을 둘러본 후 한근석 도교육청 안산교육회복지원단장을 만나 기억교실 이전·재현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전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기억교실은 안전교육의 장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교육청이 취지에 맞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유가족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2년여가 지났지만 학교 교육은 바뀌지 않았다”며 “행동하는 교육, 학생과 함께하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월호가 전복된 것은 2014년 4월16일 오전 10시31분인데, 대통령은 당일 오후 5시 첫 대책회의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학생을 왜 발견하지 못하느냐고 말한다. 이미 언론에 공개된 것도 모르고 있었다”며 “청와대가 대통령의 행적을 공개했지만 이것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기억교실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양미애(50·여) 아이건강경기연대 대표는 “그동안 유가족들의 활동에 함께해왔는데, 기억교실 재현이 완료됐다는 말을 듣고 직접 방문했다”며 “많은 시민들이 기억교실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진상규명 등을 위해 함께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제언했다.

고(故) 조은정(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양의 어머니 박정화(50)씨는 딸이 공부했던 2학년 9반 기억교실에 들어가 딸 책상에서 편지글을 읽으며 눈물을 훔쳤다.

박씨는 “무능한 대통령 때문에 아이들이 희생된 것이 너무 억울하다”며 “진상규명이 되기 전에 기억교실을 이전해 아쉽지만, 그나마 이곳이 안전교육의 장이 되고 참사가 재발되지 않는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단원고 옆에 4·16안전교육시설을 건립한 뒤 이곳으로 기억교실을 온전히 이전하고 안전교육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