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선수에게 리우 올림픽 출전 포기를 종용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난 참 김연아를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네티즌들은 김연아가 ‘최순실 사단’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은 이유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며 분노했다.
SBS는 22일 김 전 차관이 박태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 포기를 압박하면서 김연아와 다른 스포츠 스타들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말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특히 김 전 차관이 박태환에게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는 대신 김연아처럼 후배들 멘토로 나서 기업 후원을 알아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며 ‘김연아를 참 안 좋아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 전 차관은 박태환에게 ‘이 사실을 절대로 이야기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김 전 차관이 박태환 선수를 설득하기 위해 다른 선수들을 폄하한 말도 전했다. 김 전 차관은 당시 IOC 선수위원에 도전한 탁구 스타 유승민에 대해 ‘흠이 있어서 IOC 위원이 될지 모르겠다’라고 했고, 빙상연맹과의 갈등으로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 선수에 대해선 ‘금메달을 땄어도 인정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은 당시 김 전 차관의 막강한 영향력을 생각하면 그에게 밉보인 선수가 실제 불이익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연아는 2014년 늘품체조(최순실 측근 차은택 주도로 제작한 국민생활 체조) 시연회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미운털이 박혀 불이익을 받았다는 추정이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김연아는 당시 스포츠영웅 인터넷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최종심사에서 당초 규정에 없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배제됐다.
네티즌들은 작년 광복절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먼저 내민 손을 슬쩍 빼는 장면도 김연아가 정부에게 홀대 받게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