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박근혜 대통령 부녀 수난사…아버지는 동상, 딸은 생가터 훼손

입력 2016-11-21 14:52 수정 2016-11-21 14:54
지난 18일 대구 중구 박근혜 생가터 표지판에 붉은 색 페인트 스프레이가 칠해진 모습. 독자 제공

‘최순실 게이트’로 전국에서 연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박정희-박근혜 대통령 부녀의 상징물이 잇따라 훼손되는 등 수산을 겪고 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21일 구미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부근 공원에 있는 박 전 대통령 동상에 붉은색 페인트 스프레이로 '독재자'라고 쓴 혐의(재물손괴)로 대학생 류모(1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류씨는 지난 4일 새벽 3시17분쯤 박 전 대통령 동상과 기념 시비 등 3곳에 붉은색 페인트 스프레이를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류씨는 “일제강점기에 천황에게 굴복하고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동상까지 세워 찬양하는 것을 보고 참을 수 없었다”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앞서 대구 중부경찰서는 지난 20일 대구 중구 박근혜 대통령 생가터 표지판에 붉은색 페인트 스프레이를 뿌려 훼손한 혐의(재물손괴)로 백모(5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 18일 새벽 2시3분쯤 대구 중구 동성로 박근혜 대통령 생가터 앞에서 생가터를 알리는 표지판에 붉은색 페인트 스프레이를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곳은 박 대통령이 태어난 옛집이 있던 자린데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1950년 12월 12일 대구 계산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이곳에 수년동안 살았고 그 기간에 박 대통령이 태어났다고 한다. 이에 중구가 박 대통령 생가터임을 알리기 위해 이곳에 표지판을 세웠다. 표지판에는 박 대통령 사진과 생가터를 알리는 내용이 적혀 있다. 

 경찰조사 결과 백씨는 대통령에 대한 불만 때문에 표지판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백씨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백씨는 진보단체 소속이나 정당 관계자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구 중구는 훼손된 표지판을 철거했으며 당장 표지판을 복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