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주년 순국선열의 날 기념예배와 기념식 및 포럼이 21일 정세균 국회의장, 진인문 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회 감독, 서철 전덕기목사기념사업회장 등 각 단체 대표와 순국선열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안정과 평안을 위해 합심 기도했다.
이날 행사의 주제는 ‘잃어버린 민족의 정체성 확립과 영토 회복’이었다.
감리회항일독립운동가연구회, 헐버트기념사업회 등의 주관 및 후원으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서 정 국회의장은 격려사를 통해 “대한민국이 일제 식민통치의 고통과 시련을 극복하고 산업화와 민주화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가 됐지만 양극화 등 풀어야할 과제가 많고 통일조국의 길은 아직 요원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당면한 국가적 혼란을 하루빨리 수습해야한다”면서 “이러한 때일수록 순국선열들이 온 몸으로 보여주신 애국애족의 희생정신을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늘 이 자리가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하나된 나라, 더 큰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성찰과 전진의 시간이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2부 행사에서는 우당 이회영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전 국정원장이 격려사를 했다. 이 전 국정원장은 순국선열의 독립운동에 대한 시대적 소명의식을 설명하고 최근의 건국절 제정 문제 등 역사왜곡에 대해 비판했다.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제헌국회 기도문을 낭독했다. 제헌국회 기도문은 1948년 5월 31일 제헌 국회의 첫 시간 이윤영(종로, 목사) 의원의 기도로, 국회 속기록의 첫장에 수록됐다.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열린 전시회에서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격랑의 역사 속에서 기독교가 감당했던 일들을 연대별·사건별로 정리해 놓아 눈길을 끌었다. 전시는 22일까지 이어진다.
‘순국선열'은 1905년 망국의 을사늑약이 체결한 날을 전후해 1945년 8월 14일까지 조국 독립을 위해 일제에 항거하다가 순국한 열사를 말한다. 정부는 1997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정해 기념식을 갖고 있다.
순국선열의 날은 임시정부가 1939년 11월 21일 개회한 임시의정원 제31회 총회에서 지청천·차이석 선생 등 6인이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영원히 기억하자'고 발의해 망국일 11월 17일을 ‘순국선열 공동기념일'로 제정한 것.
행사를 준비한 김상옥의사기념사업회장 민승 목사는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을 보면서 착잡한 심정이다. 어떻게 이 상황을 이해해야할지…. 신념이 확고한 사람이지만 지금은 어느 편을 들 수도 없다. 최태민의 망령이 청와대에서 사라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선량한 국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한다”고도 했다.
민 회장은 “순국선열의 날을 기리며 그 분들의 나라사랑과 희생을 후손들이 기념하는 것은 민족정신을 이어가는 중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은 “죄송하고 부끄럽다”며 머리를 숙였다. 홍 의원은 “국정이 기본을 잃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작은 목소리가 반복되면 큰 목소리가 된다. 우리 역사는 전진하고 있음을 믿는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