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국가대표 박태환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으로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 포기 압박을 받았을 당시를 떠올리며 “무서웠다”고 말했다.
박태환의 매니지먼트사 팀GMP 관계자는 21일 “박태환이 일본 도쿄에서 취재진을 만나 김 전 차관을 만났을 당시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지난 20일 제10회 아시아선수권대회가 폐막한 일본 도쿄에서 체류하고 있다. 이 대회 자유형 100m·200m·400m·1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4관왕을 달성했다. 계양 400m에선 동메달을 추가했다. 올 시즌 최고 성적이다.
박태환은 취재진에게 김 전 차관을 만났을 당시를 회상하며 “무섭기도 했다. 선수로서 앞으로 감당할 무게와 책임에 무서움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박태환과 김 전 차관의 만남은 지난 19일 녹취록 공개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이 지난 5월 25일 박태환과 팀GMP 관계자들을 만나 협박성 어조로 “(대한체육회의 반대에도 올림픽에 출전하면) 단국대가 부담 안가질 것 같은가. 기업이 부담 안가질 것 같은가”라며 압력을 가한 사실은 녹취록에 담겼다.
박태환은 “수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긴장도 됐다. (김 전 차관은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기에 너무 높으신 분이었다”며 “올림픽을 앞두고 안 좋은 일(1년 전 도핑테스트 적발)도 있었고, 그 무게감도 많았다. 올림픽에 출전할 수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워낙 긴장해 듣고만 있었다”고 말했다.
또 “기업 후원이나 (단국대) 교수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 내용이 귀에 들어오기 보다 ‘올림픽에 어떻게 출전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며 “조금이라도 흔들림이 있었으면 안 나갔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차관의 압력으로 리우올림픽 메달 획득에 실패할 정도로 영향을 받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국가를 대표하는 올림픽에서는 레이스에 집중하고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해야 한다”는 말로 개연성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
박태환은 다음달 6~11일 캐나다 윈저에서 열리는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