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348장 ‘마귀들과 싸울지라’를 현 시국에 빗댄 ‘박근혜와 싸울지라’가 등장했다. 신성한 찬송가를 개사한 것은 지나치다는 비난이 거세다.
‘촛불 복음가’로 명명된 이 개사곡은 총 3절의 가사를 담았다. 1절은 박근혜 대통령과 싸우자. 촛불을 들자는 내용이며 2절은 맘몬 재벌들과 싸우자는 내용이다. 3절은 독재와 싸우자고 돼 있다.
후렴부는 ‘하야하라’가 4번 반복된다. 이 개사곡은 현재 기독교인 중심의 페이스북 등 SNS에서 공유되고 있다.
가사는 이렇다.
“박근혜와 싸울지라 촛불 든 시민이여 고함치는 무리들은 딱한 박사모인가. 무섭고도 두려운 맘 모두 떨쳐버리고 촛불을 듭시다” (1절)
“재벌들과 싸울지라 촛불 든 시민이여 담대하게 싸울지라 저기 돈 귀신들과 심판 날과 변화의 날 우리 섰는 눈 앞에 곧 다가오리라”(2절)
“독재들과 싸울지라 촛불 든 시민이여 국민 모두 하나되어 크게 팔을 벌리고 서로서로 도우려고 서서 기다리시니 모두 다 나오라”(3절)
원곡인 ‘마귀들과 싸울지라’의 멜로디는 미국인 존 스테프가 1855년 작곡한 행진곡이다. 남북전쟁 당시엔 남북 군인들이 이 곡조를 따서 군가로 만들어 불렀다. 이후 여류시인 줄리아 하우가 행진하는 북군 병사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즉석에서 재림주로 오시는 주님을 찬양하는 찬송시를 썼다. 흔히 ‘전투 찬송(Battle Hymn)’으로 불리며 19세기 캠프 전도집회를 통하여 미국 전역에 퍼졌다.
찬송가 348장은 일본 홀리네스교단 미다니 다네끼지(三谷種吉, 1868~1945) 목사가 작사한 일본 찬송을 번역한 것으로 1919년 ‘신중 복음가’에 수록됐다.
인터넷에서는 비판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거룩한 찬송가를 더러운 가사로 개사한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