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의원 어쩌나요? 꺼지지 않는 촛불 나왔다

입력 2016-11-21 00:05
‘꺼지지 않는 촛불’을 만든 네티즌이 있습니다.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에 분노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진짜 촛불은 아니고 스마트폰 앱인데요. 불꽃도 살랑살랑 거리는게 제법 진짜 같습니다.

주인공은 루리웹의 ‘순순2’ 회원입니다.

루리웹 ‘순순2’ 회원 영상 캡처

순순2 회원은 18일 ‘꺼지지 않는 촛불 앱, 순순 촛불을 만들었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앱을 무료로 배포한다고 밝혔습니다.

순순2 회원이 처음 앱을 만든 건 지난 11일이라고 합니다. 다음날 아내와 촛불집회에 가려는데 집에 초가 없어서 급히 촛불앱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오, 능력자!

집회에 나가보니 실제 촛불 색과는 조금 달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능이 적어 ios용으로는 배포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국민일보DB

그 와중에 김진태 의원의 발언이 회자가 됐습니다. 김진태 의원은 17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위원에서 최순실 특검법과 관련해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되면 촛불에 밀려 원칙을 저버린 법사위, 오욕의 역사로 남을 것”이라며 “촛불은 촛불일 뿐이다. 결국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고 말했습니다.

MediaVOP 유튜브 캡처

순순2 회원은 불쾌했습니다. 그래서 잠을 덜 자는 한이 있더라도 촛불앱을 좀 더 강력하게 바꾸기로 했다는군요. 불꽃을 크고 작게 만들 수도 있고 촛불 위에 글도 쓸 수 있고 말이죠. 가속도 센서를 적용해서 스마트폰이 흔들리거나 빠르게 움직이면 불꽃이 작아지는 등의 인터렉티브도 구현된다고 합니다. 불꽃 색도 변경할 수 있다네요. 다행히 ios에서도 승인이 나서 모든 스마트폰 유저가 무료로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순순2 회원은 “누군가 촛불을 들고 싶은 그날까지 계속 완전 무료로 공개하겠다”면서 “부디 시국이 빨리 안정돼 이 앱이 사용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적었습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지난 19일 오후 강원도 춘천 석사동 로데오거리 광장에서 집회에 참석한 뒤 김진태 의원 사무실로 행진했다고 합니다. 

19일 오후 강원 춘천시 석사동 로데오거리 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춘천 시국대회'가 열린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이 김진태 의원 사무실 입구에 피켓을 붙이고 있다. 뉴시스

그들은 “춘천 시민 명령이다. 김진태는 사퇴하라”라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바람이 불면 촛불이 꺼진다고 했지만 바람 불어 불씨가 더 번진 게 아닌가 싶네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