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가 2014년 늘품체조(최순실 측근 차은택 주도로 제작한 국민생활 체조) 시연회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미운털이 박혔다는 보도가 나오자 박근혜 대통령과 김연아 선수의 불편한 모습을 담은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2015년 광복절을 맞아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박 대통령과 김연아가 나란히 합창을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이틀 뒤인 17일 채널A가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김연아가 박 대통령이 먼저 잡은 손을 빼는 듯한 장면이 담겨있다. 대통령이 김연아의 손을 적극적으로 잡으려는 모습과 김연아에게 먼저 말을 거는 장면도 있다. 당시 채널A는 ‘김연아가 박 대통령과 데면데면했다’고 설명했다.
영상이 공개되자 김연아가 대통령에게 결례를 범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온라인에서는 “대통령 대접을 못한 것 같다”는 주장과 "긴장해서 챙기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충돌했다.
영상 속 장면이 논란이 되자 당시 김연아 선수 측 관계자는 “김연아는 박 대통령에게 정중히 인사했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를 이렇게 매도하는 건 비정상이다”라고 해명했다.
지난 19일 KBS 보도로 1년 전 김연아와 박 대통령의 영상이 재조명 됐다. KBS는 이날 2014년 11월 26일 열린 늘품체조 시연 행사에 김연아 선수가 참석을 거부해 정부에 찍혔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장시호씨가 지난해 초 측근에게 김연아와 관련한 이야기를 털어놨다”고 전했다. 당시 이 이야기를 들었다는 장시호씨의 측근은 방송과 가진 익명 인터뷰에서 “(장시호씨가) 김연아는 찍혔다고, 쟤는 문체부에 찍혔다고 했다. 왜냐고 물었더니 ‘찍혔다, 안 좋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방송은 여기서 지난해 대한체육회 스포츠영웅 선정 과정에서 김연아를 제외한 점이 늘품체조 시연회 참석 거부와 개연성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연아는 12명의 후보로 압축된 당시 스포츠영웅 인터넷투표에서 82.3%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최종심사에서 당초 규정에 없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배제됐다. 팬들의 반발로 나이 제한은 사라졌고, 김연아는 올해 스포츠영웅으로 선정됐다.
네티즌들은 김연아 선수가 박근혜 정부에게 홀대 받은 이유가 KBS 보도로 확인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관련 기사에는 “김연아를 건든 이상 잔잔한 역풍으로 끝나지 않을 것” “김연아가 그 와중에도 잘 버텼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