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하자던' 박사모가 맞불집회서 노숙인에 한 행동

입력 2016-11-20 15:19 수정 2016-11-21 14:14
사진작가 김진석 촬영


보수단체들이 촛불집회에 대응해 맞불집회를 연 다음날인 20일 온라인에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가 노숙인에게 한 짓’이라는 제목의 SNS가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19일 박사모 등 보수단체들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는데요. 경찰은 보수단체 회원들과 촛불집회 참석자들과의 충돌을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우려했던 충돌은 엉뚱한 곳에서 벌어졌습니다. 집회를 위해 집결한 서울역에서 주변 노숙자들과 다툼이 발생한 겁니다.

온라인에서는 박사모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노숙인들의 잠을 깨워 싸움이 났다는 글이 빠르게 퍼졌는데요. 경찰이 중재하고 있다는 글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튿날 박사모와 노숙인들 간 충돌의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한 네티즌이 자신의 SNS에 당시 사건을 알리는 사진과 글을 올렸습니다. 사진을 보면 잠자고 있는 노숙인 이불 위에 ‘하야 반대 20일째 단식 중인 열사’라고 적힌 종이와 함께 '법치주의 수호' 등 피켓이 어지럽게 놓여 있습니다. 네티즌은 글에서 박사모 회원들이 노숙인들을 조롱했기 때문에 싸움이 벌어졌다고 적었습니다.

19일 열린 박사모 등 보수단체 맞불집회.

박사모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날 법치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하야를 반대했습니다. 법을 지키라고 소리치던 이들은 노숙인을 조롱해 싸움을 벌이고, 한 방송사 취재진의 카메라를 부수었습니다.

박사모 회장은 이날 홈페이지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이 나라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려는 것"이라며 "거짓에 놀아나 부화뇌동하는 것이 옳으냐, 법대로 하자는 것이 옳으냐"고 주장했습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