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광화문 사거리 부근 보행자 33% 사용

입력 2016-11-20 14:44 수정 2016-11-20 16:48
광화문 사거리 횡단보도 이용자 스마트폰 사용 실태.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제공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인근 보도 이용자의 33%가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횡단보도 횡단 시 사용자는 26%였다.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이 교통사고나 충돌사고 등 각종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어 정부가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국민안전처가 20일 발표한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시 시각 인지특성 연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12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 부근 보도에서는 보행자의 33%, 횡단보도에서는 26%가 스마트폰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후 시간대 실시한 조사결과를 보면 인근 보도 보행자 963명 가운데 스마트폰을 사용한 사람은 313명(32.5%)이었다. 사용 유형은 음악감상(이어폰 착용)이 119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문자(스마트폰 들여다 보는 것) 114건, 통화 47건, 음악+문자 33건이었다.

횡단보도 이용자 1396명중 스마트폰을 사용한 사람은 364명(26.1%)이었다. 문자가 158건으로 가장 많고, 음악감상 142건, 통화 35건, 음악+문자 29건이었다.

연구소에 따르면 보행 중 스마프폰을 사용하면 소리·음성 인지거리, 시야 폭 등이 감소한다. 보행자가 소리를 듣고 인지하는 거리는 14.4m지만 문자를 하고 있으면 7.2m, 음악을 들고 있으면 5.5m로 인지거리가 줄어든다. 특히 고령 보행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인지거리가 80% 정도 감소한다.

보행자가 시선 측정기를 착용하고 시험한 결과, 스마트폰 사용시 시야폭은 56% 감소하고 전방주시율은 15%로 아주 낮게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이와 관련된 교통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해상 고객사고 DB에 따르면 스마트폰 관련 차량사고는 2011년 624건에서 2015년 1360건으로 최근 5년 사이 2.2배 늘었다.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발생한 차대인(車對人) 사고는 같은 기간 87건에서 142건으로 1.6배로 늘었다. 손해보험업계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지난해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차대인 사고는 710건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보행자의 시각 인지거리를 실험하고 있는 장면.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이수일 박사는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교통사고 등의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관련 규제 및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전처는 이와 관련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경찰청, 서울시, 도시교통공단,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등과 함께 개선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민간기업체 등에서 개발한 스마트폰중독방지앱 활용을 적극 권고할 계획이다.

또 경찰청과 협의해 교통사고 통계에 ‘휴대폰 사용 중’ 보행자 사고 항목을 추가할 계획이다.
서울시청앞, 강남역·잠실역, 연세대 앞, 홍대거리 등 서울시내 5곳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 보행 중 스마트폰주의 표지판과 보도부착물도 정식 교통안전시설로 지정해 전국에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생애주기별 안전교육 콘텐츠에 보행 중 스마트폰 안전사고 예방 콘텐츠를 추가 반영하는 등 캠페인과 교육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