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20일 “정치권은 지금 즉시 탄핵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 정치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아무리 중대한 잘못을 저질러도 시간을 끌면 수습하고 재기가 가능하다는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시장은 또 “대통령의 자진 퇴진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되 이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탄핵 절차가 필요하다”며 “탄핵은 사퇴를 투트랙으로 가동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거국중립내각 총리와 관련해서는 “여야 정치권이 담판을 짓는 방식은 옳지 않다”며 “여야와 시민단체, 종교계가 참여하는 범국민적 회의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모두발언 전문.
어제 저는 광주에 갔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함과 역사의 도도한 물결을 느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헌정 질서 파괴와 조직적 범죄에 대해서는 헌법과 법률에 따른 책임지는 게 분명히 맞습니다. 대통령은 퇴진해야 하고. 사건의 몸통인 새누리당은 해체에 준하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퇴진을 두고 여러 방법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자진 사퇴가 가장 바람직하고 정치권이 거기에 함께 합류해 최선을 다하는 게 기본적으로 맞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의 대통령 퇴진 운동에 정치권이 힘을 합쳐도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사퇴할 생각이 없음을 명백히 하는 게 문제입니다. 이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국민과 대통령이 광장에서 부딪쳐 심각한 불상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자진 퇴진을 위해 치열히 싸우되 중간에서 이를 보완하는 방법·수단으로 정치권은 지금 즉시 탄핵절차에 착수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시간낭비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지금 현재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아무리 중대한 잘못을 저질러도 시간을 끌면, 수습하고 재기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 점이 있기 때문에 결코 쉽사리 사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보완수단으로 탄핵절차에 즉시 착수해야 합니다. 투트랙을 말씀드립니다. 탄핵은 사퇴와 양립불가능하지 않습니다. 팀플레이로 동시에 투트랙을 가동하는 게 좋습니다.
총리와 내각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대통령 퇴진을 전제로 이를 위한 총리와 내각이 새로 구성되는 게 맞고 옳습니다. 문제는 총리와 내각 구성에서 여야 정치권이 담판을 짓는 방식의 접근은 옳지 않습니다. 가장 큰 책임이 새누리당에 있고 야권 역시 아무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핵심 책임 주체인 새누리당이 절반 가까운 권리를 가지고 추진한다면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여야와 시민단체, 종교계가 참여하는 범국민적 회의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합니다. 여야 정당은 n분의 1로 참여하는 게 맞습니다. 대한민국 운명을 정하는 일인데 정치권만 참여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싸움은 국민들이 현장에서 하고 있는데 정치가 그에 앞서 길을 열고 고통을 감내해야 하지만 지금 양상은 국민들 뒤에서 따라가고 있습니다. 선후를 바꿔야 합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