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朴 결단하면 명예로운 퇴진 협력… 퇴진 후 명예 지키도록 최대한 노력”

입력 2016-11-20 12:45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끝)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 정치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그런(퇴진) 결단을 내려준다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며 “퇴진 후에도 명예가 지켜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 정치회의’에서 “검찰 발표를 보면 대통령이 구속될만한 충분한 사유가 확인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이 현직 검찰에 의해 구속사유가 충분한 범죄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대통령이 계속 버틸 경우 법적으로 탄핵사유도 충분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압박했다.

<전문>
저는 어제 부산의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87년 6월항쟁 이후 최초로 10만명 넘는 인파 모였다. 부산뿐 아니라 대구, 광주, 대전, 울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촛불집회가 열렸고, 수백만 의 국민이 촛불을 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버티면서 시간을 끌면 촛불이 갈수록 사그러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지금 촛불은 오히려 갈수록 뜨거워지고 또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그런 양상이다.
 정말 많은 이들이 참여하는 그런 대규모 집회 시위에도 불구하고, 바닥에 엄청난 분노가 깔려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평화적으로 질서있게 성숙한 집회·시위를 해주고 계신 국민께 다시 한 번 깊은 존경과 감사말씀 드리고 싶다.
 이제 박 대통령이 결단할 때다. 촛불집회가 몇 주째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 고생이 말이 아니다.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 걱정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이제는 대통령이 국민들을 더 고생시키지 않아야 한다. 국민들이 불안과 걱정을 그만할 수 있도록 그렇게 결단을 내려야 한다.
 오늘 검찰발표 보더라도 박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의 특권 때문에 형사소추를 당하지 않는 것일 뿐 구속될만한 충분한 사유가 확인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현직 대통령이 현직 검찰에 의해 구속사유가 충분한 범죄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계속 버틸 경우 법적으로 탄핵사유도 충분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그런 만큼 대통령은 이제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 스스로 결단해 먼저 퇴진을 선언하고 이후 질서있게 퇴진할 수 있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하기 바란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그런 결단을 내려준다면 대통령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 뿐만 아니라 퇴진 후에도 대통령의 명예가 지켜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오늘 이 모임은 우리 야3당의 대표성을 충분히 가진 그런 모임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으로부터 지지받는 정치인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함께 모여 함께 방안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모였고 저도 같은 마음으로 참여했다.
 이 모임에서 국민들의 촛불민심과 함께 하면서 그것을 정치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로드맵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가능한 한 많은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하겠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