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촛불집회를 “일반인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인들이 나왔다. 60만개의 촛불이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밝혔다. 전국 각지의 노동자와 농민이 서울로 집결해 100만 인파를 만들었던 1주일 전보다 집회 참가자 수는 줄었지만 자발적으로 참가한 시민들이 빈자리를 채워 어둠을 밝혔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바람이 불면 촛불은 꺼진다”고 말했지만, 촛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시민사회단체 1503개 연대체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오후 9시를 기준으로 서울에 60만명의 집회 참가자가 운집했다고 밝혔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 35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찰 추산 참가자 수는 17만명이다. 경찰은 일정한 범위를 지정해 숫자를 세고, 이를 군중으로 확대하는 페르미 추정법으로 참가자 수를 집계한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추산한 전국 참가자 수는 95만명이다. 누락 인원까지 포함하면 전국에서 100만명이 촛불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촛불집회는 네 번째다. 세 번째 집회가 열렸던 지난 12일 광화문광장에는 100만명(경찰 추산 26만명)이 모였다. 하지만 제3차 민중총궐기 일정과 겹쳐 전국 각지에서 노동자와 농민이 합류한 숫자였다.
이번에는 지난 17일 대입 수능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이 촛불과 팻말을 들고 광화문광장으로 나왔다. 교육과정의 한 학년이 통째로 합류하면서 학생 수가 늘었다. 팻말 내용은 재치 있어졌고, 집회는 축제의 장으로 바뀌었다.
촛불은 전국에서 타올랐다. 대전시민 3만여명(주최측 추산·경찰 추산 5500여명)은 오후 5시부터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 타임월드 백화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충북 청주시민 1만여명(주최측 추산·경찰 추산 5000여명)은 상당공원부터 도청 서문까지 300여m 이르는 거리를 가득 채웠다.
박근혜 대통령의 텃밭 대구에서는 중구 중앙네거리~반월당네거리 대중교통전용지구 구간에서 열린 대구 3차 시국대회에 1만5000여명(주최측 추산·경찰 추산 5000여명)이 모였다. 3000여명이 참여한 1차 대회, 5000여명이 거리로 나간 2차 대회보다 훨씬 늘었다.
민주화의 도시 광주에서는 지난 12일보다 많은 2~3만여명의 시민과 대학생이 참여해 열기를 고조했다.
제주도에서는 집회 사상 최다 인원인 5000명(경찰 추산 2000명)이 모였다. 본 집회 시작 30분 전부터 1000여명의 도민들은 제주시청 민원실 앞 도로에 자리를 잡았고, 점차 인도로 번진 촛불은 도로를 가득 채웠다.
강원도 춘천 로데오 사거리에 4000여명, 경기도 남양주 와부읍 도곡리 도심역광장과 동두천 지행동 꿈나무공원에서 각각 100여명의 시민이 모였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지역구 전남 순천에서는 오후 6시 연향동 국민은행 앞 도로에 1000여명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사진=구성찬 윤성호 기자, 사진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서울=사회부 사건팀(임성수 윤성민 김판 최예슬 오주환 이가현 임주언 기자)
전국=사회2부(대전=정재학 기자, 청주=홍성헌 기자, 대구=최일영 기자, 광주=장선욱 기자, 제주=주미령 기자, 춘천=서승진 기자, 의정부=김연균 기자, 순천=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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