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강원도 춘천 로데오 사거리에서는 시민 4000여명이 촛불을 밝히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김진태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춘천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는 강원대학교 놀이패 ‘한마당’의 길놀이, 시인 최돈선의 ‘딱 거기까지만’ 시낭송, 노는 삼춘, 참교육밴드의 노래공연 등 문화공연에 이어 자유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자신을 73살의 석사동 주민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자유발언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박근혜 대통령이 모른다면 대통령의 자격이 없는 것이고, 알면서도 이를 무시했다면 주권자인 국민을 우롱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과 최순실 사단은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했다”고 말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이모(71·여)씨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표를 던졌는데 어떻게 국민들이게 이렇게 큰 실망을 안길 수 있느냐”며 “너무 속상해서 촛불집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초등학생은 자유발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사이비 종교 교주의 딸에게 돈도 주고 그럴 수 있습니까. 대통령이 저희를 배신할 수 있습니까.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외쳤다.
춘천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집회를 마친 뒤 로데오사거리에서 스무숲을 거쳐 1㎞ 구간을 행진한 뒤 새누리당 김진태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항의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춘천시민들이 김 의원 사무실 앞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이유는 김 의원이 최근 잇따라 촛불집회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7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순실 특검법과 관련,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되면 촛불에 밀려 원칙을 져버린 법사위, 오욕의 역사로 남을 것”이라며 “촛불은 촛불일 뿐이다. 결국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원주와 강릉 등 도내 9개 시·군에서도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집회가 진행됐다.
강원도내 각 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비상강원행동’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부터 10개 시·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촛불집회는 춘천 로데오 사거리와 강릉 대학로 안, 원주 중앙시장 농협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또 속초 황소광장과 동해·삼척 천곡동 복개천광장, 철원 철원감리교회 앞, 홍천 꽃뫼공원, 정선 정선역 앞, 태백 황지연못, 영월 별빛광장에서 시국대회와 촛불행진, 촛불문화제가 이어졌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