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으로 말하면 진짜 피해자는 그 반에 있던 애들이에요"
17일 수능시험을 보다 퇴실 조치된 재수생과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치른 한 수험생이 해당 사건에 대한 심경의 글을 올렸다.
지난 17일 부산 남산고 시험장에서 수능 시험을 보던 A양이 도시락 가방 안에서 어머니 휴대전화 벨이 울리는 바람에 부정행위자로 적발됐다. A양은은 1교시 종료 후 귀가 조치됐다.
같으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능 시험 중 도시락 가방에서 어머니의 휴대전화가 울려 부정 처리된 재수생과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보고 있던 학생이라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도시락에서 핸드폰이 나와서 걸린 애랑 같은 반에서 시험 본 학생이에요"라고 운을 뗀 글쓴이는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벨 울리고 선생님들이 와서 그 학생을 데리고 나가느라 바스락 대고 그래서 지문 읽고 있던 거 집중 다 흐트러졌다"며 "(시험)지문 처음부터 다시 읽고 또 읽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가 멘탈이 약해서 예민하다. 그 뒤로도 하루 종일 계속 나간 학생 생각나서 흔들렸는데 간신히 멘탄 잡았다"며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불쌍하기도 하고 밉기도 하고 나는 무슨 잘못인지 그 학생 때문에 국어는 원래 보던 것보다 훨씬 못 봐서 재수해야하나"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 보니까 사람들은 다 그 학생 동정하던데 이기적으로 말하면 진짜 피해자는 그 반에 있던 학생들이다. 그 학생도 불쌍하지만 그 반에 나 같은 학생 더 있을 텐데 눈물 난다. 국어만 좀 잘 봤어도 목표하던 대학 안정권인데 지금은 어찌될지 몰라 죽고 싶다"고 토로했다.
퇴실 조치된 재수생은 지난 17일 수능카페에 글을 남겼다. 그는 며 사과했다.
네티즌들은 “이번 수능 국어가 어려웠다는데 글 쓴 학생의 마음이 이해된다”며 “양쪽 다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