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밋 롬니 트럼프 초대 국무장관 후보에 올라

입력 2016-11-18 10:06 수정 2016-11-18 10:27
대표적인 ‘반(反) 트럼프’ 인물로 꼽히는 밋 롬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부의 초대 국무장관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밋 롬니 전 공화당 대선 주자


 CNN은 17일(현지시간) 공화당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과 롬니가 20일 만나 정부의 앞날(governing moving forward)과 새 내각에서 롬니의 역할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NBC 방송은 롬니가 국무장관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롬니는 국무장관 직책을 염두에 두고 또 한번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뜻을 측근들에게 밝혀왔다고 한다.

 롬니가 국무장관 하마평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낸 그는트럼프 당선인이 세금 탈루 의혹에 휘말리자 ‘사기꾼(fraud)' 등의 거친 표현으로 강하게 비난해왔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위로부터의 인종차별주의(trickle-down racism)’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밋 롬니 미 공화당 전 대선 주자. 사진=밋 롬니 트위터

 러시아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에 대한 노선이 트럼프 당선인과 다르다. 롬니는 2012년 대선 유세에서 러시아가 미국에 위협이 된다고 봤다. 트럼프 당선인은 푸틴 대통령과 협력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롬니는 나토에 찬성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필요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롬니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경험자(adults)’를 찾아 전문가들로 팀을 꾸리길 원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가족과 로비스트 등을 인수위원회에 등용했다가 곤혹을 치렀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화당 지도부에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롬니의 한 측근은 “그는 경제통으로 알려져 있지만 저술한 책을 보면 이슬람 국가(IS)부터 러시아까지 대외정책 문제에도 깊이 몰두하고 있다”며 롬니가 국무장관 자리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