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러시아 따라 ICC 탈퇴할 수 있다” 경고

입력 2016-11-18 09:33 수정 2016-11-18 18:07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AP뉴시스

로디르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로 가기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탈퇴를 시사하며 “ICC는 무익하다. 우리도 러시아의 뒤를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ICC가 지난달 필리핀의 초법적 살인 혐의가 드러나면 기소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ICC를 탈퇴하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ICC가 독립적 기관이 된다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권위를 상실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지난 14일 ICC가 연례보고서를 발표하면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것을 두고 비판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두테르테는 미국을 멀리하고 러시아를 가까이하는 발언을 이어나갔다. 미국을 겨냥해 “중국과 러시아가 새로운 질서를 만든다면 제일 먼저 참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푸틴에게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길 기대한다”며 호감을 표시했다. 두테르테는 “푸틴과 친구가 되고 싶다. 양국의 협력 관계도 향상되길 바란다”고 구애 행보를 계속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