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 등은 17일(현지시간) 임기 마지막 해외 순방 일정으로 독일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이 베를린에서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러시아의 시각과 미국의 시각에 차이가 있음을 언급하며 “단순히 ‘레알폴리틱’(realpolitik·권력과 실리를 추구하는 현실정치)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트럼프 당선인에게 당부했다. 이어 “지금처럼 건설적인 협력을 이뤄나가야겠지만 러시아가 우리의 가치나 국제사회의 국제 규범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 기꺼이 맞서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에게 ‘진중함(seriousness)’을 요구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진지하게 임하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 오래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거대하고 다원화된 나라에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다양한 사람들에게 귀기울이고 그들과 혐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세대에게는 ‘민주주의’에 대한 조언을 남겼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위대한 이유 중 하나는 민주주의는 시위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표현한다는 것”이라며 “선거 등의 이슈에 침묵하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이어 “정부 시스템과 삶의 방식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된다”며 “민주주의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