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변동성은 증폭됐다가 일시에 진정됐지만 미국 대선은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줄지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주요 은행의 행장들을 초청해 금융협의회를 연 자리에서 "최근 금융시장의 주가와 환율 등 가격변수가 크게 변동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1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서 이 총재가 불확실성을 15번 언급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한은이 자주 명사를 초청해서 조찬강연을 하는데 집에서 생각해보니 그분들이 가장 많이 강조한 것이 불확실성이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화나 정보화를 겪으며 그야말로 모든 게 불확실해졌고 앞으로 4차산업혁명이 진전되면 불확실성이 더 진전될 것 같다"며 "그런 과정에서 금년 중에 불확실성을 크게 한 이벤트가 브렉시트와 미국 대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금융시장의 복원력을 감안할 때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가격변수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상당 부분 예기치 못한 충격에 따른 가격조정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주요국 금융시장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이 총재는 "상당 규모의 외환보유액, 국내 은행의 양호한 외화유동성 사정과 재무건전성, 거시경제정책 여력 등이 우리 금융의 복원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한은은 금융·외환 시장의 상황을 그 어느 때보다 경계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으며 시중불안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적시에 시장안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총재는 "한층 높아진 대내외 불확실성 아래에서 경제주체들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겠지만 우리 금융시장의 복원력이 높은 만큼 차분하게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 행장, 조용병 신한은행 행장, 이광구 우리은행 행장, 권선주 IBK기업은행 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 행장, 이경섭 NH농협은행 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 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 행장, 이원태 Sh수협은행 행장,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 등이 참석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