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17일 치러진 2017년 수학능력시험에서도 일부 문제에 정답이 2개라는 주장이 올라왔다.
끝소리 법칙과 자음군 단순화가 적용되는 단어를 묻는 국어 12번(사진)의 경우, 몇몇 수험생은 “보기에 나온 ‘꽂힌’과 ‘읊고’ 둘 다 정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꽂힌’이 ‘꼬친’으로 소리날 때 끝소리법칙(ㅈ→ㄷ)이 적용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장석우 종로학원 국어강사는 국민일보와 전화통화에서 “복수 정답 아니다”라며 “교과서에 ㅈ과 ㅎ이 만나면 ㅊ이 된다고 돼 있고, 학술적으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꽂’의 받침이 ㄷ이 됐다가 ㅌ으로 바뀐게 아니라는 의견이다. 김용진 동대부속여고 국어교사 등 기자들이 의견을 물은 다른 전문가들도 문항 오류는 없다는 의견이었다.
최신 시사 상식인 인터넷 검색 광고와 신문 지면의 기사형 광고 등 새로운 광고 기법을 다룬 문항도 있었다. 교과서나 참고서에 잘 등장하지 않는 김수영의 시 ‘구름의 파수병’도 지문으로 나왔다. ‘방 두 칸과 마루 한 칸과 말쑥한 부엌과 애처로운 처를 거느리고/외양만이라도 남과 같이 살아간다는 것이 이다지도 쑥스러울 수가 있을까’라는 싯구와 이강백의 희곡 ‘느낌, 극락같은’의 대사를 설명하는 문제가 제시됐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국어 교사는 “‘구름의 파수병’은 학생들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시고, 시와 희곡의 길이가 상당히 길어 학생들이 독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어영역에서는 체코 출신이지만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아카데미상 등을 수상한 영화감독 밀로서 포만을 설명한 지문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도경 윤성민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