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르도 라틀리프(서울 삼성)가 전주 KCC의 골밑을 초토화했다. 삼성은 2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단독 1위로 다시 올라섰다.
삼성은 1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정규리그 KCC와의 경기에서 82대 77로 승리했다. 8승(2패)째를 기록한 삼성은 이날 경기가 없던 고양 오리온을 밀어내고 단독 선두자리에 올랐다. KCC는 시즌 8패(2승)째를 기록해 최하위로 추락했다.
라틀리프가 36점 11리바운드로 골밑을 완전히 장악했다. 김준일이 16점, 문태영이 10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삼성은 1쿼터 김준일과 리카르도 라틀리프 등을 활용한 인사이드 공격을 중심으로 득점을 쌓아갔다. KCC는 송교창이 7점으로 초반부터 쾌조의 슛감을 뽐냈다. 삼성이 23-21로 근소하게 리드를 잡았다.
2쿼터는 삼성의 외국인 선수 듀오의 활약이 돋보였다. 마이클 크레익은 기회가 올 때마다 페인트존 안에서 라틀리프의 입맛에 맞게 패스를 연결했다. 하지만 KCC 역시 리오 라이온스와 에릭 와이즈의 득점으로 끈질기게 추격했다. 2쿼터도 41-38로 삼성이 앞섰지만 접전이 계속됐다.
후반전에는 라틀리프와 라이온스가 각자의 장기를 앞세워 득점 맞대결을 펼쳤다. 3쿼터에도 라틀리프는 골밑 공격을 중심으로 점수를 올렸다. 라이온스는 점수 차가 벌어질 때마다 3점포를 꽂아 넣었다. 두 선수 모두 3쿼터 동안 각각 14점씩을 넣었다. 66-61로 삼성의 근소한 리드가 이어졌다.
4쿼터 초반 삼성은 김준일과 라틀리프의 연속 득점으로 70-61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KCC는 이현민의 3점슛과 라이온스의 연속 득점으로 다시 추격했다. 라이온스는 4쿼터에만 무려 11점을 올리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승부는 경기 종료 1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갈렸다. 삼성의 포인트가드 김태술이 78-77로 쫓기던 40여초 전 천금같은 스틸을 따냈다. 곧바로 속공이 전개됐고, 라틀리프가 골밑슛으로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다. 김준일은 80-77 상황에서 얻어낸 자유투 2구를 모두 넣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가 끝난 뒤 라틀리프는 “좀 더 잘할 수 있는 면이 있었는데 안돼서 아쉽다”며 “수비를 조금만 더 열심히 했더라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 팀 통틀어 최다득점을 올린 것에 대해서는 “팀원들이 패스를 잘줬기 때문에 쉬운 레이업들이 많이 나왔다. 골밑에 자리를 잡았을 때도 좋은 패스가 들어왔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