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 노예로 살 때 그들의 노동을 기록하는 자는 이집트인이 아닌 이스라엘 사람이었습니다. 자민족을 통해 노예를 통제하는 것은 그들의 저항 의지를 꺾기 위한 술책입니다. 분열을 시키면 다스리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파라오 감독들에게 당한 기록원들은 동족에게 분풀이를 합니다. 일제강점기 우리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혹독하게 당했습니다. 영화 ‘밀정’은 그 기록원, 즉 친일파들이 살아남아 오늘에 이르기까지 악을 끼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요즘 시국이 그러합니다. 무당에 현혹된 기록원들이 채찍을 가하여 자국 백성을 괴롭힙니다. “너희는 하루에 너희가 할 일을 그 날에 마치라”(출 5:12)라며 엄포를 놓습니다.
전정희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