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텔레토비 진실은?… “대통령의 뜻”이러던 조원동 검찰 소환

입력 2016-11-17 09:41 수정 2016-11-17 10:10

검찰이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소환한다. 조원동 전 수석은 CJ그룹 손경식 회장에게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하면서 “VIP(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한 전화통화 녹취록으로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다.

 ‘최순실 게이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17일 조원동 전 수석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의 CJ그룹 인사개입 의혹에서 열쇠를 쥔 인물로 조원동 전 수석을 지목했다.

 청와대의 CJ그룹 인사개입 논란은 종합편성채널 MBN이 공개한 조원동 전 수석과 손경식 회장의 전화통화 녹취록으로 불거졌다. 이 녹취록에는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면서 “VIP의 뜻”이라는 취지로 말한 조원동 전 수석의 발언이 담겼다.

 이미경 부회장은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강자 CJ E&M을 성공으로 이끈 경영인이다. CJ E&M 소유 엔터테인먼트채널 tvN의 토요일 심야 코미디프로그램 SNL코리아에서 정치권을 풍자한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가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의혹이 한때 불거졌다.

 여의도 텔레토비는 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영국 공영방송 BBC의 텔레토비에서 캐릭터별 색상이나 출연자의 성대모사로 당 대표를 풍자했던 인기 코너였다. ‘보라돌이’는 당 색상을 보라색으로 채택했던 옛 통합진보당, 뚜비를 변형한 ‘엠비’는 이명박 전 대통령, 나나를 변형한 ‘제니’는 제18대 민주통합당 대선주자였던 문제인 전 의원, 뽀를 변형한 ‘또’는 박근혜 전 대통령. 별도로 만든 흰색의 ‘안쳤어’는 안철수 의원을 풍자한 캐릭터였다.

 SNL은 미국 NBC 방송의 인기 코미디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CJ E&M 미디어가 운영하는 케이블채널 tvN이 미국 판 SNL을 차용, 매주 토요일 밤 11시에 방송한다. 그동안 아슬아슬한 성인코미디와 신랄한 시사풍자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런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코너가 여의도 텔레토비였다.

 하지만 201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돌연 막을 내렸다. 이듬해 2월 23일 박근혜 대통령을 희화한 ‘또’를 중심으로 미국 일본 북한 정상을 소재로 삼은 글로벌 텔레토비로 다시 방영했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지금은 SNL코리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조원동 전 수석은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한 2014년 6월 개각에서 경질됐다. 검찰은 조원동 전 수석을 불러 박근혜 대통령이 이미경 부회장에 대한 퇴진 압박을 직접 지시했는지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