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랑 등 브라질 소녀, 강남세브란스서 새 희망 찾았다

입력 2016-11-16 10:45
강남세브란스병원(병원장 김근수)은 최근 심각한 청소년기 특발성 척추측만증과 당뇨를 함께 앓고 있던 브라질 소녀 까롤리니(18) 양을 초청, 무료수술 서비스를 주선함으로써 새 희망을 선물했다고 16일 밝혔다.

까롤리니는 12세에 처음 허리가 휜 증상을 진단받았고 그 후 1년 동안 척추측만증이 급격하게 진행됐다. 13세에는 이미 정도가 심해 보조기 착용이 어려웠고 측만각이 40°를 넘어섰다.

그러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특별한 치료도 받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2년 사이에 당뇨 증상까지 나타나 인슐린 주사치료를 시작했지만 경과는 점점 더 나빠졌다. 척추측만으로 인해 폐가 눌려 쉽게 숨이 찼다. 등은 점점 더 휘어 어깨 높이까지 달라지는 상태에 이르렀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까롤리니 양의 이런 사연을 접하고 성락성결교회, 세방이의순재단 등과 함께 5000만원 상당의 치료비 및 수술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곧이어 까롤리니와 가족들은 한국을 방문해 지난달 13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입원, 1주일여 뒤 90°가 넘을 만큼 심각한 상태의 척추측만각 교정수술에 들어갔다.

이후 일주일간 재활을 위한 보행연습을 진행하고 지난 1일 퇴원한 까롤리니는 어깨 높이가 같아지고 키가 9cm 커졌다. 동시에 호흡기와 소화기관 증상도 호전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치료를 마치고 떠나는 까롤리니를 위해 15일 병원장실에서 송별회를 열었다. 까롤리니는 “숨쉬기가 편해서 너무 좋아요. 키도 커져서 신나요. 정성을 다해서 치료해주신 강남세브란스가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 수술을 직접 집도한 김학선 척추정형외과 교수는 “까롤리니가 수술 시기를 놓쳐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 수술 결과, 측만각은 40°정도로 개선되었다. 전반적인 생활이 가능할 뿐 아니라 현지상황에 따라 추가수술도 가능하다. 의료 취약지역에서 고생했을 아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이번 수술을 집도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