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대권 잠룡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협치형 대통령제와 공유적 시장경제를 실현해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적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유치 및 지방 외교역량 강화를 위해 독일과 프랑스를 방문 중인 남경필 지사는 14일(현지시간) 베를린 자유대학교(Freie Universitaet Berlin)에서 가진 “독일의 경험에 비춘 대한민국 리빌딩, ‘제 4의 길’”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강연에서 남 지사는 한국 대통령제의 권력 독식을 비판하면서 대안으로 독일의 연정을 가미한 협치형 대통령제 추진을 제안했다.
남 지사는 “한국은 독점적 권력을 갖고 있는 대통령과 측근 비리로 인해 리더십이 완전히 실종됐고 국회도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와 경제 모순이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위기 상황에서 제 4의 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권력 공유를 통한 새로운 정치 시스템과 자원 공유를 통한 경제 시스템”을 제 4의 길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우선 정치 시스템과 관련, 독일 연정을 정권 배분의 대표적인 예로 언급하며, 독일 시스템에서 영감을 받아 경기도가 구축한 새로운 연정모델을 설명했다.
그는 “도민은 경기도의 대통령 격인 도지사를 직접 뽑았고, 부지사는 1당에서 추천했다. 또 각 당의 의석수대로 의회 지도자들이 장관으로 참여해 도정을 공동 운영한다”며 “독일의 시스템보다 한층 진화한 경기도식 연정을 장차 대통령과 의회가 협력하는 ‘협치형 대통령제’로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정치 시스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남 지사는 경제 시스템과 관련 “공공부문에서 플랫폼을 깔아주고, 차별없이 서비스의 질과 양으로만 승부하라고 제안하는 비즈니스모델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경기도만의 공유적 시장경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강연이 끝난 뒤 현지 학생들의 연정의 구체적인 예를 묻는 질문에 “경기도는 의사 결정 과정을 야당과 공유하며, 공무원이 자기 의견을 모니터로 바로 내보낼 수 있도록 한다”며 “권력의 공유와 쌍방향 소통에 의한 의사소통만 있으면, 그 안에 스캔들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베를린 자유대 총장의 공식초청으로 열린 이날 강연에는 베를린 자유대 학생과 교직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남 지사는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Gerhard Schroder) 전 독일총리와 면담을 갖고 연정 등 정치분야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