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쓰레기봉투 기부한 청년이 올린 영수증 "후회 없다"

입력 2016-11-16 00:01 수정 2016-11-16 00:01

지난 12일 광화문 일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약 100만명(주최측 추산, 경찰 26만 명)의 시민들이 운집한 대규모 집회였습니다.

촛불 집회가 끝난 뒤 시민들은 주위에 떨어진 쓰레기들을 직접 줍기 시작했습니다. 100만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흩어진 광화문 일대에는 다음날 쓰레기 하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깨끗했습니다. 성숙한 시민들의 모습을 본 외신들도 감탄할 정도였습니다.

이처럼 깨끗한 집회를 위해 쓰레기봉투를 직접 구매해 시민들에게 나눠준 한 남성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사진이 네티즌에게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 남성은 페이스북에 “후회는 없다”는 글과 함께 33만 2000원이 찍혀있는 영수증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촛불 집회 후 쓰레기를 치우는 시민들을 위해 자비로 대용량 쓰레기봉투 200장을 구매했습니다. 


이 남성의 훈훈한 사연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도 목격됐습니다. 박 시장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학생이 ‘쓰레기봉투 필요한 사람 있느냐’고 외치면서 쓰레기봉투 한 묶음을 갖고 다니는 것을 보았다”며 “물어보니 자신의 돈으로 24시 편의점에서 사 가지고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 주고 있었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네티즌들은 “멋진 청년에게 감동했다”며 “다음 집회 때는 우리도 쓰레기봉투를 챙겨가겠다”고 반응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대한민국 국민은 더 이상 미개하지 않고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고 화합할수 있음을 증명한 것 같아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을 희생하면서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며 봉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집회가 끝나고 이 남성이 나줘 준 쓰레기봉투는 시민들에게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해 준 것 같습니다. 

시민들에게 전해진 것은 쓰레기봉투가 아닌 우리의 가능성 아니었을까요?  정치는 부끄럽지만 국민들은 정말 자랑스러운 요즘입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