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면한 슈틸리케, 절대 잊어선 안 될 2장면

입력 2016-11-16 00:03 수정 2016-11-16 00:30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탄핵’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수비 불안과 골문 앞 집중력 부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벼랑 끝 역전승으로 안도했을 슈틸리케 감독이 득실점 외에도 절대로 잊어선 안 될 순간은 두 차례 있었다.

 한국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홈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을 2대 1로 제압했다. 전반 24분 우즈베키스탄 공격수 마라트 비크마예프(로코모티프 타슈켄트)에게 중거리 슛으로 선취골을 빼앗겼지만, 후반 22분 남태희(레퀴야)의 헤딩 동점골, 후반 40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역전골로 신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 승리로 중간전적 3승1무1패(승점 10)를 기록해 A조 2위로 도약했다.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각조 2위는 월드컵 본선으로 직행할 수 있다. 한때 3위까지 추락해 경질론까지 불거졌던 슈틸리케 감독은 진땀을 쏟고 수확한 역전승으로 한숨을 돌렸다.

절대 잊어선 안 될 장면 하나: 전반 24분 김기희 헤딩 백패스

 남태희 구자철의 살아난 골 감각과 그 결실로 얻은 승점 3점을 제외하면 곳곳에서 문제점을 노출한 경기였다. 특히 슈틸리케호의 고질적인 수비 불안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 전반 24분 선제골을 빼앗긴 과정은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의 희망을 날릴 수도 있을 만큼 치명적이었다.

한국 수비수 김기희는 헤딩 백패스를 잘못 떨어뜨린 수비 실책으로 실점을 자초했다. 골키퍼 김승규가 페널티박스를 벗어나 공을 걷어낸 이 다음 장면에서 우즈베키스탄 공격수 마라트 비크마예프는 중거리 슛으로 선취골을 뽑았다.




 수비 포백라인에서 오른쪽으로 치중했던 센터백 김기희(상하이 선화)는 하프라인을 넘어 우리 진영으로 들어온 롱볼을 헤딩 백패스로 골키퍼 김승규(빗셀 고베)에게 넘겼다. 비로 옆에는 공을 따라온 우즈베키스탄 공격수가 있었다.

 다급해진 김승규는 페널티박스를 벗어나 공을 걷어냈다. 하지만 공은 하프라인에서 우리 진영으로 파고든 비크마예프의 앞으로 떨어졌다. 비크마예프는 한국의 빈 골문을 향해 정확한 중거리 슛을 때려 선취골을 넣었다. 헤딩 백패스로 공을 잘못 떨어뜨린 수비실책이 뼈아팠다.

절대 잊어선 안 될 장면 둘: 후반 추가시간 2분 김신욱 왼발 슛

아! 이걸 놓치다니….




 골문 앞 결정력 부족도 아쉬웠다. 신장 198㎝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뜬공에서 활용도가 높았지만 필드플레이에선 스트라이커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2-1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2분에는 우즈베키스탄 골키퍼 알렉산드르 로바노프(파크타코르 타슈켄트)와 1대 1로 맞선 득점 기회에서 왼발 슛이 허무하게 정면으로 향했다. 점수를 더 벌릴 수 있는 기회를 날린 순간이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