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을 공부하고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10년 가까이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하워드 유(한국명 유홍설·41·도곡온누리교회)씨는 건강하게 성장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으로 ‘부모의 기도’를 꼽았다.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구 교보문고사거리 인근 카페에서 만난 그는 “20여년 동안 교회와 학원가에서 1만 여명의 초·중·고교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하는 부모의 자녀들이 끝까지 어긋나는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 간 그는 남가주사랑의교회 등에서 10여년 동안 청소년을 돌봤으며 골든게이트신학교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2008년부터 지금까지 대치동 유명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다.
수능시험이 코앞인 지금, 어떤 기도를 해야하는 걸까. “점수 잘 나오게 해달라는 기도보다 우리 자녀가 어떤 상황에 처하든지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수능시험을 잘 봐서 좋은 학교에 간다고 행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유씨가 가르쳤던 제자들 중 30대가 된 친구들을 봐도 그렇다. “30대 제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입니다. 세계적으로 저성장 시대이고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해 가고 있습니다. 미국에 계신 저희 부모님도 펀드매니저가 아니라 로봇에 자산관리를 맡기고 있습니다. 취업이 어려워지니까 부모들은 자녀교육 문제에 조급해 하지만 그런다고 해결책이 나오는 건 아닙니다."
30대 이후에도 행복한 아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고유한 달란트를 발견해서 발전시킨 아이들이 자기 삶에 만족해요.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자기 일을 계획하는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됩니다.”
구체적인 실천방법이 궁금했다.
“우선 자녀들을 학교에서 학원까지, 학원에서 집까지 자가용으로 태워주지 않아야 합니다. 자녀가 항상 버스와 지하철을 직접 이용하게 한 부모가 있었습니다. 이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후 이렇게 말하더군요. ‘부족한 시간 때문에 계획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동안 사고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그는 학원 강의를 통해 교회의 울타리가 더 넓어질 수 있다고 봤다. “사역자가 교회 안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수님도 목수셨고 바울도 일을 했습니다. 학원에 있는 아이들도 교회에 있는 아이들과 똑같이 복음이 필요합니다. 제가 어디에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굴 만나 무엇을 나누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는 사역자와 강사로서 교육 경험을 담은 ‘잘 풀리는 자녀의 비밀(생명의말씀사)’을 최근 펴냈다.
강주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