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원로목회자재단(이사장 임원순 목사)과 한국기독교평신도총연합회(총재 정근모 장로)는 15일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한국교회 원로목회자 구국기도회’를 진행했다. 추운 날씨임에도 대강당을 가득 메운 850여명의 참석자들은 그동안 하나님 앞에 바로 서 있지 못했던 것을 회개하며 나라의 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 전 회장 최복규 목사는 ‘주여! 이 땅을 기억하여 주소서’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통해 “수십 년 전 아내가 출산할 때 많은 고생 끝에 두 명의 귀한 자녀를 낳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았다”며 “일제강점기 때 일본가 우리나라를 괴롭히는 고통 속에서 해방을 맞이했고 대한민국이라는 자주국가가 탄생했다. 지금의 고통스러운 진통 끝에 통일이 주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이 상황을 원망만 할 것이 아니라 감사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우리나라를 반드시 회복시켜주실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한 것도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근모 총재도 “성도들은 과거 하나님께 잘못하고 나라를 위해 기도하지 못한 것을 회개하며 성결의 삶을 살아야 한다”며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예수혁명가로서 사랑과 소망의 빛을 비춰야 한다"고 독려했다.
두 단체는 ‘한국교회 원로목회자 구국기도회’ 선언문을 통해 헛된 습관과 세상적인 것에 집착한 무지가 오늘의 무서운 결과를 가져왔다며 원로 목회자들이 통회하고 자복하는 기도를 드림으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구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김동권 한국교회연합 명예회장, 한은수 예수교대한감리회 웨슬레총회 감독, 김경래 한국기독교평신도총연합회 원로회 회장이 기도했으며 지덕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 회장이 격려사를 전했다. 글․사진=
다음은 한국교회 원로목회자 구국기도회 선언문 전문.
반만년 역사를 지켜주시고 한국기독교 130년 동안에 선교대국을 이루었던 이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국정이 흔들리고 위정자들의 부끄러운 작태가 어두운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36년간 일제의 억압과 수탈을 당하고 전쟁의 폐허에서 무너진 성벽을 일으켜 주신 은혜를 다시 기억합니다. 이 민족을 불쌍히 여겨 주시고 하나님의 은총을 다시 입는 백성이 될 수 있도록 전심을 다해 기도해야 합니다. 굵은 베옷을 입고 통회자복하는 기도를 드림으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구해야 합니다.
이 어려운 현실 앞에서 우리 원로목회자들은 마음을 찢으며 회개합니다. 헛된 습관과 세상적인 것에 집착한 무지가 오늘의 이 무서운 결과를 낳았습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가 너무 부족했음을 고백합니다. 연약한 우리의 믿음 앞에 다시 무릎을 꿇습니다. 정직한 사회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죽음의 긴 터널은 이제 부활의 빛으로 다시 소생할 것입니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흔들리는 나라를 기도의 두 손으로 받들어 희망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우리를 죽을 때 까지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우리는 믿습니다.
고난(苦難)은 저주가 아닙니다. 고난은 우리가 치욕의 채찍을 맞으며 부르짖을 때 우리를 지켜주신 변장된 축복입니다. 고난은 절망의 모습을 희망의 노래로 바꿔주었던 사랑입니다.
이제 에스겔의 마른 뼈 같은 이 나라는 피눈물의 기도가 다시 복음이 되어 깨어날 것입니다. 찬송은 현실이 되고 제사장 나라의 깃발은 천국의 바람을 몰아올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원로목회자들은 하나님 앞에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앞에 힘들고 어려운 지금 이 시간을, 회개와 기도로 빛을 향해 힘차게 달려 나갈 것을 엄숙하고 강력하게 선언합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