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수술 5년 후부터는 뼈건강 신경 써라”

입력 2016-11-15 10:06
뼈의 강도를 측정하는 방법 중 가장 널리 쓰이는 일반적인 방법은 흔히 ‘골다공증 검사’로 알려진 골밀도 검사다. 인체 특정 부위 뼈의 치밀도를 2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이란 방법으로 측정, 평가하는 진단의학검사다.

최근에는 여기에다 단순히 뼈의 양을 측정하는 것에 지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뼈의 역학적 구조를 평가하는 골강도를 측정하는 방법도 많이 사용된다. ‘해면질골 미세구조 분석법’이 대표적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내분비내과 문재훈, 김경민, 장학철(사진 왼쪽부터) 교수 연구팀이 이 해면질골 미세구조 분석법으로 기존 골다공증검사 상 이상 무 판정을 받은 이들도 골량 감소 없이 골강도가 저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 국내외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갑상선암 수술 후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을 시행하며 추적관찰 중인 폐경 후 여성 환자 273명의 검사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해면질골 미세구조를 나타내는 ‘트러베큘러 본 스코어’(TBS)가 감소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환자의 나이, 체질량지수, 골밀도에 무관하게 나타났다. 게다가 갑상선암 수술 후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을 3년 미만 시행한 환자의 TBS는 정상에 가까운 반면 5년 이상 시행한 환자에서는 TBS 감소가 더욱 뚜렷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의 강도를 나타내는 혈중 갑상선자극호르몬이나 갑상선호르몬의 농도는 골밀도 및 해면질골 미세구조와 무관했던데 비해, 억제요법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해면질골 미세구조의 변화가 심했고 이러한 연관성은 골밀도검사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문재훈 교수는 이에 대해 “갑상선암 환자에서 수술 후 갑상선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 갑상선호르몬제 투여 시 갑상선호르몬 농도를 높게 유지하도록 투여용량을 조절하는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을 일반적으로 시행하는데, 이것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해면질골 미세구조에 변화를 일으켜 골강도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라고 설명했다.

장학철 교수는 “다만 폐경 후 여성이라 하더라도 갑상선암 재발위험도에 따라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이 장기간 필요한 환자들이 분명히 있으므로 각 환자의 갑상선암 재발위험도 및 기저질환에 따라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의 기간 및 강도를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민 교수는 “뼈의 치밀도를 주로 반영하는 단순 골밀도 검사마으로는 갑상선호르몬에 의한 골강도 약화를 측정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갑상선암 수술 후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는 환자에 있어서는 해면질골 미세구조의 측정이 정확한 골강도 측정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임상내분비대사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저널 옵 클리니컬 엔도크리놀로지 & 메타볼리즘’(JCEM) 온라인 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