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소외된 이웃’ 수천명을 초대하고 귀빈석을 내줬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유럽과 아프리카 각국에서 초청된 노숙인과 빈민, 난민 등 6000여명은 자비의 희년을 맞아 집전된 특별미사에서 화려하게 장식된 중앙 제단 옆 귀빈석에 앉았다. 남루한 옷차림에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이들은 동시통역 헤드폰을 착용하고 교황의 강론에 귀를 기울였다.
교황은 “점차 거부에 익숙해지는 것은 불길한 징조”라며 “양심이 마비될 때, 더 이상 우리 곁에서 고통 받는 형제와 자매가 보이지 않을 때, 전 세계의 심각한 문제가 고작 ‘뉴스’로 보일 때, 우리는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천국과 지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쇠퇴하게 마련이지만 신과 이웃은 우리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다”며 “서로를 사랑하기보다 오직 물질의 생산에 집중하는 것은 ‘영적 경화증(symptom of spiritual sclerosis)’”이라고 꼬집었다. 교황은 다른 인종과 종교를 배척하는 정책을 주창하는 정치인을 지지하는 최근 유럽의 세태에 우려를 나타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프란치스코 교황, 특별미사에 ‘소외된 이웃’ 초대
입력 2016-11-15 0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