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해경특공대원 영결식

입력 2016-11-14 17:25 수정 2016-11-14 17:53
14일 오전 동해해경본부 특공대 대운동장에서 고(故) 김형욱 경위(38)와 박권병(30) 경장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동해해경본부 제공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당신들이 보여준 살신성인의 자세를 본받아 거친 파도로부터 우리의 가족들을 지켜내겠습니다.”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초곡항 인근 갯바위에 고립된 근로자들을 구조하다 순직한 고(故) 김형욱 경위(38)와 박권병(30) 경장의 영결식이 14일 오전 동해해경본부 특공대 대운동장에서 엄수됐다.

이날 동료와 유가족들은 거친 파도 앞에서도 끝까지 몸을 던져 고귀한 생명을 구하고 산화한 김 경위와 박 경사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깊은 슬픔에 잠겼다.

최광근 경사는 고별사를 통해 “형욱이 형, 사랑하는 나의 형님, 형님의 따뜻한 미소는 힘든 순간 항상 저에게 힘이 되었고 그래서 언제나 든든하고 두려울게 없었다”며 “형님은 그 누구보다 믿음직스럽고 자상했으며 따뜻한 그런 사람이었다. 늘 그렇게 착하게 희생하면서 살다가 갑자기 이렇게 우리 곁을 떠나면 어쩌란 말이냐”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둘째를 가졌다고 좋아하던 우리 팀 막내는 똑똑하고 늘 성실했던 멋진 대원이었다”며 “너를 갑자기 이렇게 떠나보내려니 못해준 것만 생각나 우린 너무 꿈만 같고 가슴이 아프다”라고 애도했다.
14일 오전 동해해경본부 특공대 대운동장에서 고(故) 김형욱 경위(38)와 박권병(30) 경장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동해해경본부 제공


박찬현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조사에서 “구조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재난현장으로 달려갔던 열정과 사명감은 해양경찰에게 오랜 귀감으로 남을 것이며 푸른 동해의 밀려오는 파도 앞에서 당당했던 모습을 잊지 않겠다”며 “당신들이 목숨 바쳐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소중한 가치들을 남은 이제 우리가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해경은 김형욱 경사를 경위로 박권병 순경을 경장으로 1계급 특진 추서했다.

2002년 4월 임용된 김 경위는 14년간 특공대에서 근무한 배테랑 해경이었다.

김 경위 역시 국민안전처 장관 표창을 비롯해 12개의 표창을 받을 정도로 모범이 되고 어려운 일에 항상 앞장서 왔다.

해양경찰관인 아내와 5살 딸, 2살 아들을 두고 있다.

2012년 4월 경찰에 투신한 박 경장은 4년간 인천해경 312함정에서 중국 어선 단속업무를 맡아오다 지난 2월 특공대에 배치됐다. 

그는 국민안전처 장관 표창을 받는 등 누구보다 솔선수범한 모범 공무원이었다. 박 경장은 3살 된 딸을 두고 있으며 아내가 둘째아이 출산을 불과 3개월 앞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일 삼척시 근덕면 해안경관길 조성 공사 현장 갯바위에 고립된 근로자들을 구조하다 너울성 파도에 휩쓸리는 사고를 당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