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이 욱신거리고, 손가락과 손바닥이 저려오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게 되면 받을 수 있는 진단이 바로 손목터널증후군이다. 연세건우병원 문홍교 원장 연구팀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은 매년 급격한 환자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 2015년 16만7천명에 달했다. 이처럼 손목통증 하면 많은 환자들이 손목터널증후군을 떠올리는 단계까지 왔을 정도로 질병의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문제는 질병 인식도가 제자리 걸음이라는 것이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일반적으로 손목터널증후군은 사무직 종사자의 직업병으로 알려졌으나 문홍교원장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의 81%는 40~60대 중년 여성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이 사무직 종사자의 직업병처럼 알려졌으나 외려 사무직의 직업병은 손목건초염과 더 관계 깊다. 손목터널증후군에서 중년여성 특히 가정주부들이 81%로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출산과 육아를 비롯한 다양한 가사노동활동의 수년 혹은 수십년간 지속되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손목터널증후군의 경우 별다른 치료보다 스트레칭과 보호대 등으로 증상호전 혹은 완치가 가능하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 문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 치료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를 단순 근육통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질환은 근육통이 아니라 신경압박에 의해 발생하는 신경통이다. 우리 손의 움직임과 감각을 관장하는 정중신경이, 손목의 과사용으로 두꺼워진 횡수근 인대의 압박을 받아 발생하는 통증인 것이다. 신경압박이 계속되면 신경손상으로 이어져 돌이킬 수 없는 후유장애를 남기는 무서운 질환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문홍교원장이 지난 2014~2015년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수술 받은 환자에 관한 임상연구에서 전체 환자의 80%가 잘못된 질병인식을 갖고 있었으며, 이런 환자의 약 15%가 신경손상 및 손목기능 장애가 발생한 고도중증 환자였다고 밝혔다.
치료를 경시하거나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는 후유장애를 남기는 손목터널증후군, 하지만 제 때 치료를 받는다면 지긋지긋한 손목통증과 이별할 수 있다고 한다. 방법은 개방유리술을 통한 것으로 문원장은 “질환 초기에는 휴식과 전문적인 재활치료로 증상호전이 가능하지만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중등도 이상 환자의 경우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수술은 정중신경 주행경로 전체를 크게 절개해 치료하는 술식으로 입원기간도 오래 걸리고, 큰 흉터를 남겼다. 그러나 최근에는 종이에 베이는 것보다 작은 2㎝ 내외의 미세절개를 통해 압박하고 있는 횡수근 인대를 유리하고 신경을 보존하는 개방유리술로 진행된다.
때문에 환자들의 수술부담이 크게 경감되어 당일수술·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빨라졌다, 수술 후 흉터와 같은 미용적인 문제도 고민할 필요가 없다. 과거에 비해 신경이 아닌 인대를 유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술 후 합병증에 관한 고민도 불필요하다.
실제로 문홍교원장이 개방유리술을 통해 시행한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의 평균 입원기간은 0.8일로 복합수술 환자 2%를 제외한 98%가 당일 퇴원했다. 수술 후 사고나 부상과 같은 외상환자를 포함해도 재발률은 1% 미만으로 경이로운 결과를 나타냈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