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가장 큰 보름달이 뜬다. 슈퍼문(Super Moon)이다. 14일 밤 뜨는 보름달은 평소보다 14% 크고 30% 밝게 보인다. 이 정도 크기의 달은 1948년 1월 25일 이후 68년 만이고, 앞으로 18년 뒤인 2034년 11월 25일에야 다시 만날 수 있다.
슈퍼문은 학술용어가 아니다. 1979년 미국 점성술사 리처드 놀이 사용한 표현이다. 천문학계는 지구를 타원형으로 공전하는 달이 35만7000㎞로 가장 가깝게 접근한 시기를 ‘근지점’, 40만6000㎞로 가장 멀리 떨어진 시기를 ‘원지점’으로 설명한다. 지구에서 밤하늘을 올려봤을 때 가장 크게 보이는 달, 즉 슈퍼문은 근지점에서 만날 수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슈퍼문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날 밤 달이 지구에 35만6536㎞ 앞까지 접근한다”고 관측했다. 올해 최대 근지점이던 지난달 17~18일 보름달보다 1300㎞가량 더 가깝게 다가온다.
지구와 달 사이의 인력은 근지점에서 가장 커진다. 당연히 해수는 더 높아진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은 조수간만의 차가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해안은 인천 9.7m 안산 9.4m 평택 10.1m로 지난달과 큰 차이가 없다. 반면 남서해안과 제주는 27㎝ 더 높아질 것이라고 국립해양조사원은 관측했다. 모두 침수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높이다.
달의 인력이 지각에 일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나 단층을 움직일 정도로 거센 활동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천문학계는 보름달과 지진 사이의 개연성을 수시로 관찰하면서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이데 사토시 교수의 일본 도쿄대 연구진이 지난 9월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도 참고할 수 있는 자료 중 하나다. 연구진은 최근 20년간 규모 5.5 이상으로 발생한 12차례의 지진을 분석했다. 그 중 9차례의 지진이 보름달, 즉 만월에서 발생했다.
지구로 점점 다가오고 있는 슈퍼문이 13일 밤부터 14일 새벽 사이에 발생한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연안의 리히터 규모 7.8 강진, 충남 보령의 규모 3.5 지진에 영향을 끼쳤는지 명확하게 기술한 연구자료는 없다. 개연성이 있다고 추측만 할 수 있는 정도다.
월출시간은 서울을 기준으로 오후 5시29분, 월몰시간은 15일 오전 6시16분이다. 서울에서 지구로 가장 가까이 접근한 슈퍼문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오후 8시21분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