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대사관 점유로 끊긴 덕수궁 돌담길 100m 복원…내년 8월 개방 목표

입력 2016-11-14 11:15
덕수궁 돌담길 추가 개방 구간(빨간색 점선 표시).

영국대사관 점유로 단절됐던 덕수궁 돌담길 170m 구간 중 서울시 소유인 100m가 내년 8월에 개방된다. 그러나 영국대사관 측이 보안 상의 이유로 대사관 소유 구간 70m는 개방에 동의하지않아 돌담길 완전 복원은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서울시는 영국대사관과 대사관 경내 돌담길 100m를 개방하는 데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개방되는 구간은 영국대사관 후문에서 직원 숙소에 이르는 100m 구간이다. 이 구간은 서울시 소유지만 영국대사관이 1959년 점용허가를 받아 철대문을 설치하면서 출입이 통제됐다.

시는 2014년 10월 덕수궁 돌담길 회복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고 이듬해 5월 양측이 개방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시와 영국대사관은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고 지난 10월 6일 돌담길 170m 중 시 소유구간 100m를 반환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대사관 측은 자신들이 소유한 70m 구간(대사관 정문~직원숙소)은 보안 상의 이유로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

시는 개방 예정인 100m 구간에 대한 상세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영국대사관의 토지 반환, 후문·경계담장 등의 설치와 동시에 보행로 조성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올해 안에 설계를 완료하고 내년 8월 개방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덕수궁 돌담길 영국대사관 구간 개방 전(왼쪽)과 개방후 조감도.

내년 개방되는 돌담길은 문화재청이 복원을 추진 중인 ‘고종의 길’과 연결된다. 고종의 길은 1896년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일본의 감시를 피해 러시아공사관으로 은밀하게 이동한 경로로 추정되는 길이다.

덕수궁 북서쪽 끝에서 옛 러시아공사관(정동공원)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110m 가량의 좁은 길인데 지금은 미국대사관저 부지여서 통행이 불가능하다.

문화재청은 이곳에 경계벽을 설치해 미국대사관저와 선원전을 분리하고 경계벽을 따라 길을 만들 계획이다.

시는 문화재청과 협의해 과거 회극문이 있던 덕수궁 담장에 출입문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대한문을 통해 덕수궁에 들어온 시민들이 궁을 둘러보고 돌담길을 이용해 고종의 길이나 덕수초등학교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

시는 이번에 개방에서 제외되는 70m 구간에 대해서는 개방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서울시와 영국대사관은 상호입장을 충분히 배려하는 가운데 덕수궁 돌담길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약 6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돌담길이 역사성을 회복하고 걷기 좋은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