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어른으로 성장하는 관문이 되길” 수능 전 마지막 주일예배 풍경

입력 2016-11-13 15:12
서울 중구 영락교회에서 13일 열린 고3수험생 학부모 초청예배에서 목회자들과 학부모, 학생들이 고3 수험생들을 축복하며 찬양을 부르고 있다. 김보연 인턴기자

김우철 집사는 13일 막내 딸 세진(가명·18)이와 예배를 드렸다. 나란히 앉아 기도하고 찬양하며 김 집사는 초조해 하는 딸의 손을 꼭 잡았다.  이날 서울 중구 영락교회(이철신 목사)는 대학수학능력시험(17일) 전 마지막 주일예배임을 감안해 수험생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함께하는 예배를 마련했다. 김집사 부녀와 같은 이들이 예배당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삶의 중요한 관문을 앞둔 자녀를 위해 부모들은 어떤 기도를 했을까. 김 집사는 세 자녀를 두고 있다보니 수험생 부모의 경험을 올해로 세 번째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살다보니 수능에서 높은 성적을 얻는 것, 고액연봉을 주는 회사에 취직하는 것 보다 ‘좋은어른’이 되는 것이 더 힘들고 의미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 집사는 “딸이 경쟁에 집착하기 보다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시험을 보고,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깨달아 좋은 어른으로 자라길 기도했다”고 밝혔다.
13일 열린 고3수험생 학부모 초청 예배에서 영락교회 고등부 교역자들과 고1~2학생들이 고3 학생들을 격려하는 특별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김보연 인턴기자

영락교회 고등부 함승수 목사는 “기도가 높은 시험성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언제나 함께 계시고 동행하신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 큰 시험을 앞둔 크리스천들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만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한다. 어디에나 계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기대하자”고 당부했다. 예배에서는 교사와 고1~2학생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기위해 준비한 특별공연도 진행됐다.
13일 경기도 성남 지구촌교회에서 주일예배 후 고3수험생을 위한 안수기도가 진행됐다. 지구촌교회 제공

경기도 성남 지구촌교회(진재혁 목사)는 이날 ‘청소년이 바로 지구촌의 미래다’를 슬로건으로 걸고 청소년들과 성도들이 함께 하는 예배를 드렸다. 진재혁 목사는 “많은 학생들은 수능시험을 본 이후 학업에서, 부모의 속박에서 자유로워지길 기대한다”며 “그러나 거기에는 책임이 따르며 또한 신앙생활을 방해할 세상의 유혹에 많이 노출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진 목사는 돌아온 탕자(눅15장)의 예를 들어 “자기가 원하던 것을 찾고자 하나님 보다 세상을 택한 사람은 진정한 평강과 행복을 찾을 수 없다”며 “수험생들이 시험 당일과 그 이후에도 항상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예배 후에는 고3 수험생들을 위한 안수기도가 진행됐다.

그렇다면 크리스천들은 수험생을 위해 어떻게 기도를 해야 할까. 입시사교육바로세우기기독교운동(입사기)이 제안했던 수험생을 위한 기도 방법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입사기는 지난 몇 년간 ‘수능기도회, 이렇게 바꾸자’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입사기는 수험생을 위한 기도에 앞서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할 것’과 ‘교회 내에서 조차 학벌과 사회적 지위에 의한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음을 회개할 것’을 먼저 당부했다. 
  이어 과도하고 획일적인 입시경쟁으로 심신이 지친 자녀들을 격려하고 경쟁 대열에서 낙오해 좌절에 빠진 학생들을 위로하는 기도를 할 것을 제안했다. 또 교육의 직접책임이 있는 학교와 교사, 대학들이 아이들의 은사, 적성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실천적인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기도할 것도 권면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