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갖기로 했던 조찬 회동이 취소됐다.
박 위원장은 전날 이 대표에게 문자메시지로 회동을 제안했고, 이 대표는 “무조건 뵙겠다”며 수락했다. 그러나 문자 메시지로 약속을 잡은 직후 이 대표가 박 비대원장에게 ‘충성 맹세’를 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이날 조찬회동 취소는 이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제 오후 오늘 잡혔던 조찬 회동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전날 박 위원장은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긴급현안 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대표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던 중 문자메시지 내용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9월 23일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에서 이 대표는 “장관님 정현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것 아시죠. 비서 소리 이제 그만하시죠. 부족한 제가 자꾸 인내의 한계를 넘으려고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아무리 아래지만 공당의 장수인데 견디기가 힘들어진다. 어르신이잖나. 장관님 정현이가 죽을 때까지 존경하고 사랑하게 해주십시오”고 적었다.
박 위원장은 이에 “그러니까 잘 해. 이해하고, 알았어요”라고 답했고, 이 대표는 “충성충성충성. 장관님 사랑합니다 충성”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나에게 충성 말고 대통령 잘 모시라”고 일침을 가했다.
논란이 일자 박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 대표와 저 사이에 오간 문자를 본회의장에서 다른 문자를 확인하다 사진이 찍혔다. 제 불찰로 송구하다”며 “찍힌 문자는 제가 지난 9월 이 대표를 비난하자 이 대표가 보내와 제가 답신한 내용으로 2016년 9월23일 낮 12시14분에 발신한 내용”고 적었다.
이 대표도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가 노출되고 항의 문자메시지가 쏟아지자 1990년대부터 사용하던 ‘018 번호’를 포기하고 전화번호를 변경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이정현 박지원 조찬회동, 문자 논란으로 취소
입력 2016-11-12 14:03